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기자
전쟁 종전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소비 회복과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물가 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17일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앞으로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중후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수요 측 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이 모두 목표 수준(2.0%)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고유가와 고환율로 높아진 비용 부담이 석유류 외 품목으로 점차 전이될 가능성이 큰 데다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서 국제유가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인프라 복구와 각국의 원유 재비축 수요 등으로 유가 하락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개선 흐름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봤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 호조에 따른 소득·자산 여건 개선이 소비 확대를 이끌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정책이 유가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일부 IT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난 임금 인상 움직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물가 압력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높은 성과급 지급이 다른 업종으로 번지면 공급과 수요 양 측면의 물가 압력이 모두 유의미하게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원유 가격 급등 이후 약 6개월이 지나면서 공업제품 등 비(非) 에너지 품목으로 가격 상승 영향이 확산됐고, 이러한 간접효과가 약 1년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