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이번주 본격 가동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선관위 서버 압수수색을 마친 합수본은 관련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마치면 선관위 실무자 소환을 시작으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대법관) 등 윗선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은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이번주 본격 가동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선관위 서버 압수수색을 마친 합수본은 관련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마치면 선관위 실무자 소환을 시작으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대법관) 등 윗선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은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사진=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와 '자녀 특혜 채용' 비리로 국민적 지탄을 받던 시기에도 내부 성과급을 사실상 100% 가까이 챙긴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인건비 집행현황'에 따르면, 당시 선관위는 성과상여금 예산 약 85억 2000만원 중 83억 6000만원을 집행했다. 집행률만 무려 98.1%에 달한다.

선관위 내부 규칙상 성과상여금은 '업무 실적이 우수한 경우'에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2023년은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이 자녀를 경력직으로 특혜 채용시킨 사실이 드러나 동반 사퇴했던 해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특혜를 받아 '부정 합격'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원은 58명으로 파악됐으며, 이후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점수 조작 등 비리에 직접 가담한 '전·현직 선관위 직원'이 32명으로 확인된 바 있다.

조직의 신뢰가 밑바닥까지 추락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내부 직원들은 관행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셈이다.

특히 2025년 3월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전직 고위 간부들의 발언은 선관위의 무책임한 조직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당시 특혜 채용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박 전 사무총장과 송 전 사무차장은 부정 채용된 자녀들의 사퇴를 지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강도 높은 추궁에 각각 "본인의 의사에 맡겨야 한다",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초유의 채용 비리로 국민적 비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들조차 자녀 거취 문제에 선을 그으며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으려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공분을 키운 바 있다.

잇따른 선거 관리 부실과 대규모 내부 비위에도 선관위가 꼬박꼬박 예산을 챙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방패막이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선관위의 뼈를 깎는 쇄신을 강제할 국회 차원의 입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립성 보장이 방만 경영과 비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