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신민아 "결혼 후 첫 작품? 김우빈 바쁜데…" [인터뷰+]
영화 '눈동자' 서진·서인 역 배우 신민아
신민아는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눈동자' 인터뷰에서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시력을 잃어가는 설정과 1인 2역 연기에 "어려울 거라 생각은 들었지만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생이 헛되지 않은 거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진행된 VIP 시사회에 참석한 남편인 배우 김우빈이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눈동자'는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주인공 서진(신민아 분)이 치명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쌍둥이 동생 서인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직접 파헤치면서 직면하는 극강의 긴장과 스릴을 담은 영화다. '옆집사람' 염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민아는 서진과 서인, 쌍둥이 자매 1인 2역을 소화했다. 신민아는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파헤치려는 사진작가 서진의 절박함부터 두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맞서는 강단 있는 모습을 다채롭게 연기해 냈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모습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도예가 서인의 섬세함까지 더해져 같은 얼굴을 통해 다른 두 인물을 완벽히 연기해 냈다는 평이다.
특히 '눈동자'는 신민아가 지난해 12월 배우 김우빈과 결혼한 이후 처음 공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신민아는 "결혼 전에 찍어서 첫 작품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김우빈 씨가 바쁜데 와 주셔서 감사했다. 물론 제가 '와야 한다'고는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요즘 촬영이 바빠서 저도 오랜만에 봤고, 극장에 왔다가 다시 촬영하러 갔다"며 "뒤풀이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우빈이 SNS에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 "제가 요청한 건 아니다"며 "그렇게 강압적인 여자는 아니다"고 답해 폭소케했다. 다음은 신민아와 일문일답.
= 긴장도 많이 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어제 시사회 이후로 그래도 많은 분들이 잘 보셨다고 하고, 축하해주셔서 기분은 좋다. 저는 워낙에 시나리오도 많이 보고, 중간에 계속 봐 와서 객관성을 잃은 상태였다. 나노 단위로 봤다.(웃음) 제 입장에서는 제 연기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보이고 하니까, 온전히 영화에 집중해선 못 보겠더라.
▲ 고생한 장면이 많았다. 전작 '디바' 때도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 정말 힘들었다.(웃음) 몸도 힘들고, 분량도 안 나오는 장면이 거의 없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몸도 많이 써야 해서 힘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하려 노력했다. 다행히 몸이 힘든 게 보이더라. '디바'도 수영 선수 역할이라 몸을 많이 썼는데, 그땐 전문적인 동작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면, 이번에는 공포심을 계속 느껴야 해서 결이 조금 달랐다. 둘 다 힘들었다는 건 같은데, 그래도 그 순간의 힘들이 담긴 영화라 헛된 고생은 아니었다 싶었다.
▲ 시나리오만 봐도 어려움이 느껴졌을 텐데, 그럼에도 택한 이유가 있나.
= 서진이가 처해진 상황이 공감이 많이 됐다. 그걸 표현해보고 싶었고, 거기에 시력을 잃어가면서 누군가를 쫓는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잘 찍으면 쫄리고, 다른 스릴감이 있겠다 싶었다.
▲ 계속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맡고 있는데, 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인가.
= 그것보다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을 때였다. 2024년 6월 촬영을 시작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악연'을 끝나고 바로 했다. 저도 제가 약간 '고생 중독자' 같다.(웃음) 작품을 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스릴러라는 장르도 제가 좋아하고.
▲ 러블리한 이미지인데, 실제 성격은 그게 아닌 거 같다.
= 제가 생각보다 로코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사랑받은 게 로코다 보니 그렇게 기억해주시는 거 같다. 전 (MBTI가) T이고, 쉴 때 스릴러도 많이 본다.
▲ 눈을 감은 상태에서 감정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땠나.
= 공포를 느꼈다. 스태프가 조명을 옮길 때에도 예민해지고, 제 감각에 다 오는 게 느껴졌다. 눈이 안 보이는 공포가 굉장하다 싶었다. 그리고 다른 감각이 발달하는 게 신기해졌다. 공기에 집중하게 되는데, 무서워졌다. 원래도 제가 눈이 좋은 건 아니다. 사담인데, 제가 라섹 수술을 하고 '디바' 찍어서 눈이 다시 나빠졌다.
▲ 눈이 보이는 데, 안 보이는 척도 했다.
= 거기서 잘해내야겠다 싶었다. 관객들은 제가 보이는 걸 알고 있고, 도혁(김남희 분)이는 안 보이는 걸로 알고 있고, 저는 보이는 데 안 보이는 척을 해야 했다. 그래서 계산을 잘해야겠다 싶더라.
▲ 눈동자 위치까지 연기하더라. 칼이 눈 앞에 와도 깜박이지도 않고.
= 칼이 눈 앞에 오는 건, 원래 제가 깜박거리지 않는다. 그래도 위험하게 찍진 않았다. 눈동자 위치도 조정을 했던 부분이 있다. 눈이 점점 안 좋아지는 설정이다 보니 그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초점이 흐려진 상태에서 빛만 보이는 상태다' 이런 걸. 눈동자 움직임도 근육이다 보니 한쪽 눈은 고정하고 나머지 눈은 돌리는 식으로 연습을 계속했다. 시나리오를 받을 때부터 연습했다. 눈알을 돌리는 것도 있었는데 안 썼다. 엄청 대단한 건 아니다. 연습하면 다 된다. 살짝 심하게 오면 두통이 오는 정도의 부작용만 있었다.
▲ 촬영 후유증은 없었나.
= 찍다가 담이 왔다. '끝까지 찍으려면 몸 좀 사려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몸이 스트레스 공포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싶더라. 끝까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 극 중 스토킹 피해자이다. 실제로도 미모의 소유자다 보니 이런 피해를 겪은 적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 실제로 겪어보진 않았다. 그 정도로 저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없더라.(웃음) 그래도 공포는 있을 거 같다. 불쑥불쑥 찾아오고, 심지어 '같이 죽자'고 하니까. 전자발찌도 끊고 오면 너무 무서울 거 같더라.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무서울 거 같다.
▲ 본인의 사체 더미를 본 느낌은 어떤가.
= 더미가 아니라 저였다. 제가 분장을 했다. 오히려 전 '죽으면 이렇게 죽나' 이렇게 말했다. 혀가 나오거나 이래야 하지 않나 싶어서. 그런데 관객들이 알아보려면 이렇게 해야 하나 싶더라. '죽은 지 얼마나 됐을까' 이런 고민을 했다. 이렇게 보여줘도 되나.
▲ 1인 2역은 어떻던가.
= 재밌을 거 같았다. 전에 1인 2역은 전혀 다른 장면이었는데, 제가 한 프레임에 나오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그래서 어렵기도 했다. 저 대신 서 계시고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긴 했지만. 또 각각의 캐릭터가 다르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 결혼 전에 찍어서 첫 작품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김우빈 씨가 바쁜데 와 주셔서 감사했다. 물론 제가 '와야 한다'고는 했다. 저도 바빠서 오랜만에 봤다. 촬영이 있어서 극장에 왔다가 다시 촬영하러 갔다. 뒤풀이도 못 하고. 그런데 SNS에 사진을 올린 건 제가 요청한 건 아니다. 그렇게 강압적인 여자는 아니다.(웃음)
▲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떻다던가.
= 재밌게 봤다고 했다. 제가 고생한 걸 알아서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 하고 갔다.
▲ 김남희의 립스틱 분장은 어떻게 봤을까.
= 도혁의 분장이 더 기괴하고 무서웠다. 너무 단정했으면 이상했을 거 같은데 급하게 한 게 테스트 촬영부터 무서웠다. 김남희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뭔가 디테일과 힘이 특별한 분이었다. 그래서 등장만으로 뭔가 있다는 게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다.
▲ 그런 김남희가 '선배님'이라고 극 예우를 해주더라.
= 제가 나이가 더 많다.(웃음) 나이도 많고, 오래됐으니까 깍듯이 해주더라. 김남희 배우는 진지하고, 진심이고, 현장에서 집중했다. 대화를 많이 나누진 않았지만 그게 느껴졌다.
▲ 이제 현장에서는 선배급이다 보니 부담감도 커질 거 같다.
= 똑같이 말해도 받아들여지는 게 달라지는 걸 느낀다. 어릴 땐 저의 의견이 단순한 의견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지금은 제가 맞고,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더라. 농담도 저는 웃기려고 한 건데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하는 것도 최근에 많이 느꼈다.(웃음) 가령 '밥을 왜 이렇게 안 줘요' 이렇게 말하면, '죄송합니다' 이러신다.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나중에 친해지고 들었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래서 농담도 생각하고 말한다. 제 개그가 이제 안 먹힌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 그럼 어떤 선배이고 싶나.
= 대화도 많이 하고, 편했으면 좋겠다. 제가 후배일 때도 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거 같다. 선배가 되고 하니 더 그런 부분이 커진 거 같다. 그런데 전 촬영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걸 좋아한다. 집중도 더 잘되고. 어렵지 않게 느껴주시길 바란다. 먼저 다가가려 하는데, 이젠 이상한 농담은 하지 않으려 한다.
▲ 결혼이 작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가. 서로 상의를 한다던가.
= 각자 정하는 거 같다. 다음 작품도 결혼 전에 정했고. 멜로도 있다. 물론 상의하지 않았다.(웃음)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재혼황후'는 10월 정도에 공개될 거 같다. 공개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저도 궁금하다. 어떻게 봐주실지.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감이 다들 있지 않을까 싶은데, 최선을 다했다. 또 결혼 전부터 전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 살면서의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서 연기로 표현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게 나이를 들면서 더 커지는 거 같다. '결혼해도 달라진 건 없어요'라고 하지만, 물론 제가 느끼지 못하는 변화는 있을 거다. 그게 연기를 표현할 때 도움이 됐다면 좋을 거 같다.
▲ '재혼황후'가 콘셉트가 확실하다보니 기대도 크지만 우려도 있다.
= 저희는 그 세계관에 있어서 어색하지 않았다. 저에겐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세트도, 의상도, 대사도, 이름부터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다.
▲ 도전적인 작품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 저는 제안받는 작품 안에서 결정을 하는 건데, 나이를 먹으면서 더 이런 부분이 커지는 거 같다. '재혼황후'도 남편이 정부를 두는 내용인데, 이런 제안을 받는 것도 고맙고, 열심히 잘해야겠다 싶더라. 그래서 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시기에 많은 기회가 온 거 같다.
▲ '눈동자'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 굉장히 클로즈업이 많고 동공 연기도 말씀해주셨는데, 이게 큰 극장에서 봐야 잘 보일 거 같다. 아무래도 사운드도 극장에서 봐야 놀라는 장면도 있으니까. 요즘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많은 사랑받고 있는데, 저희 영화도 이 흐름을 타서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다.
▲ '로코퀸'과 '스릴러퀸'이란 수식어 중 어떤 게 더 마음에 드는가.
= '눈동자' 할 땐 '스릴러퀸', 로코할 땐 '로코퀸', 계속 퀸 자리를 지키고 싶다.(웃음) 장르에 따라 퀸이 되고 싶다. 연기도 다 재밌다. 로코 연기는 생활 연기의 재미가 있고, 스릴러나 이런 장르물은 딱 캐릭터를 잡고 가는 부분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낀다. '재혼황후'를 찍으면서도 너무 재밌어서 사극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전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재밌는 걸 볼 때마다 제가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