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전차에 '투명 망토' 덮는 스텔스 기술 나왔다
방산 INSIGHT
섬유개발연 등 국내 방산업계
메타물질 위장소재 시제품 개발
레이더 감시망도 피할 수 있어
드론·잠수함 등 적용 확대 추진
섬유개발연 등 국내 방산업계
메타물질 위장소재 시제품 개발
레이더 감시망도 피할 수 있어
드론·잠수함 등 적용 확대 추진
이 기사는 6월 15일 오전 10시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스텔스 기술의 핵심인 ‘메타물질’에 기반한 위장소재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차량과 기체, 미사일 외부에 망토처럼 둘러 적의 레이더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상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과 중국 등 군사 강국은 모두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궁극의 투명기술’ 실전 테스트 돌입
16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은 이달 초 레이더 탐지 저감용 소재인 메타물질 위장소재의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다. 육군이 운용 중인 전술 차량에 적용하는 실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우리 군이 추진하는 ‘지상 무기체계용 메타물질 기반 다중대역 스텔스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약 91억9600만원이 편성됐다.메타물질은 ‘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에 물질을 합성한 단어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적 물성을 구현한 차세대 소재를 뜻한다. 특수 제작한 섬유와 금속의 주기적인 패턴을 통해 파동을 반사·투과·흡수·굴절시켜 레이더 탐지를 피한다. 빛과 전자기파, 음파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전차를 육안으로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다.
기존 대(對)레이더 스텔스 기능은 기체와 차체 외부에 특수 도료를 칠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작전 수행 중 마찰 등으로 도료가 쉽게 벗겨져 사실상 일회성에 그쳤다. 이 때문에 막대한 유지 보수 비용이 발생했다. 탐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저주파에서 고주파에 이르는 광대역 레이더 감시망을 모두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차 이후 무인기·잠수함으로 확장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한 메타물질 구조체는 군 전략 자산에 ‘투명 망토’를 두르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굴곡진 표면을 빈틈 없이 덮을 수 있는 육각형 벌집 구조로 설계됐다. 플라스틱 수지에 전도성 입자를 첨가해 전파 흡수율을 극대화했다. 소재 뒷면은 나사 패브릭형 구조로 전파를 내부에서 난반사시켜 적의 탐지를 무력화하도록 설계했다.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대량 생산의 길을 열어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금속 주조 틀을 활용하는 방식보다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 루고랩스 등 국내 3D프린터 제조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K-1 전차를 비롯한 지상 무기 체계에 메타물질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차에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방위사업청은 2017년 신개념 미래 무기 중 하나로 투명 스텔스 전차를 선정했다. 적의 레이더와 적외선 추적을 피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차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연구진은 향후 5년간 실증 테스트 범위를 무인기(UAV)와 드론 등 항공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음파를 흡수하는 ‘고무 소재 기반 메타물질 구조체’ 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한국형 핵잠수함의 생존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