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프리츠 "피아노 음색 '화이트 와인'처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죠"
조율사 스테판 프리츠 방한
40년 넘게 스타인웨이에 근무
국내 전문 조율사들에게 강연
40년 넘게 스타인웨이에 근무
국내 전문 조율사들에게 강연
세계적 피아노 제조업체 스타인웨이에서 기술 고문을 맡고 있는 조율사 스테판 프리츠가 서울을 찾았다. 그는 독일 스타인웨이에서 40년 넘게 근무하며 프리드리히 굴다, 알프레드 브렌델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전담 조율사로 활동했다. 그는 삼성문화재단과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가 주최한 ‘2026 국내 조율사 심화과정 교육’을 위해 방한했다.
프리츠는 16일 서울 한남동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조율사의 핵심은 소통 능력”이라며 “예술가의 언어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질문을 던져서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와 조율사도 결국 사람 대 사람이기 때문에 관계를 잘 풀어가는 능력이 중요해요. 다양한 성향의 예술가들을 만나는 직업인만큼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열어두는 태도가 큰 자산이 됩니다.”
프리츠는 이날 강연장에 모인 조율사 20명 앞에서 직접 피아노를 분해해 조율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피아노 제조사에서 오랜 기간 도제식 수련을 거치는 독일과 달리 국내 조율사들은 자격시험 통과 후 곧바로 프리랜서로 뛰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피아노 조율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정확한 음정을 찾는 ‘조율(Tuning)’, 건반과 페달 기능을 점검하는 ‘조정(Regulation)’, 그리고 음질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정음(Voicing)’이다. 이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이뤄질 때 무대 위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스타인웨이는 1만2000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수제 피아노입니다. 목재와 부품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정교한 조율 작업이 필요하죠. 뉴욕과 함부르크 중 어느 공장에서 생산됐는지에 따라 악기의 특색도 조금씩 다릅니다.”
프리츠는 “연주자와 음악을 빛내기 위해 일종의 서비스 정신으로 임하고 있다”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단한 작업이지만 연주를 마친 음악가가 만족스러워하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