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의 주요 5개 계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6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 등 주요 금융사가 중앙그룹에 빌려준 자금이 총 1조3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832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가 1251억원, 캐피털·카드사(79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그룹의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이 약 1700억원, 우리은행 800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가운데에서는 한양증권이 JTBC와 중앙일보 기업어음(CP)을 총 840억원을 인수해 가장 규모가 컸다. 이는 한양증권 자기자본 6478억원의 13%에 해당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한양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중앙일보 계열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중앙그룹 계열사 회사채는 지난해부터 수요예측에서 다섯 차례 미매각이 발생했고, 이 물량을 대표 주관 증권사가 인수했다. JTBC는 지난해 7월 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로부터 19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미매각된 310억원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217억원, 한양증권이 93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신한투자증권은 기관을 통해 JTBC 채권 전액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SLL중앙도 지난해 9월 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기관 주문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SLL중앙은 올해 4월에도 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기관투자가의 주문은 140억원에 그쳐 신한투자증권이 미매각 물량을 매입했다.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생절차로 재무적투자자(FI)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콘텐트리중앙 전환사채(CB) 1000억원을 인수했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도 지난해 콘텐트리중앙 사모 CB 300억원을 인수했다.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SLL중앙에는 프랙시스캐피탈(전환우선주·3000억원), 텐센트(1000억원) 등이 투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이날 공모 회사채 4개 회차에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총 1370억원어치다. EOD는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채권자가 즉시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