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합의 실패한 '세기의 이혼'…4배 뛴 SK 주가에 조정 불성립 [CEO와 법정]
최태원·노소영 2차 조정도 결렬
SK㈜ 주식 포함 여부·시점 변수로
26일 정식 변론 재개
SK㈜ 주식 포함 여부·시점 변수로
26일 정식 변론 재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재산분할 소송이 두 번째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근 급등한 SK㈜ 주가가 재산분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분할 대상 재산 가치가 커지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더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가 15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진행한 결과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1차 조정기일에는 노 관장만 출석했지만, 이날은 양측이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린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최 회장 "빨리 끝났으면" 바람에도 조정 불성립
약 1시간 30분간의 조정을 마친 후 법정을 나온 양측은 조정 경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정은 재판부가 판결에 앞서 당사자 간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불성립될 경우 정식 재판 절차를 거쳐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된다. 이후 어느 한쪽이 불복하면 재상고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처리 방식이다. 우선 이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다. 1심은 상속·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2심은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해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2년 새 3배 뛴 주식…평가 시점에 따라 재산 총액 달라져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가정하면 평가 시점이 또 다른 쟁점이다. 재산총액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 기준으로 산정할지,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산정할지에 따라 재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최 회장은 SK㈜ 지분 17.9%인 약 129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 SK㈜ 주가는 주당 약 16만원으로 보유 지분 가치는 2조원 수준이었다. 이후 SK하이닉스 실적 개선과 AI 반도체 기대감 등에 힘입어 SK㈜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 SK㈜ 주가는 64만6000원으로,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약 16만원)보다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최 회장 측은 이 지분은 특유재산인 만큼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며, 설령 분할 대상이 되더라도 재산 가액은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에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봐야 하며, 현재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SK㈜ 지분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재산분할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는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위자료 20억원 지급 부분은 그대로 확정됐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변론기일을 열고 정식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유진/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