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Z세대가 스마트폰 사진의 과도한 보정과 디지털 피로감에서 벗어나 독립형 디지털카메라를 다시 찾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에 밀려 급감했던 카메라 시장이 복고 소비와 소셜미디어 차별화 수요를 타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서 디지털카메라가 아이폰 등장 이후 처음으로 예상 밖의 판매 부활을 맞고 있다.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에 따르면 독립형 카메라 출하액은 2025년 55억달러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젊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보다 비싼 경우도 많은 카메라를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복고 열풍의 중심에 있다. 이들은 독특한 사진으로 소셜미디어를 강화하려 하면서도, 스마트폰과 분리된 기기가 주는 집중과 느린 사용 경험을 원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미지가 때로 “인위적”으로 보인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FT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보고, 답해야 하는 기술 환경에 압도돼 있다"며 "이를 상쇄하려는 경향이 카메라 수요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후지필름은 빈티지 감성과 현대 기술을 결합한 1800달러짜리 베스트셀러 'X100VI' 생산을 세 배 이상 늘렸지만, 여전히 수요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2010년 1억2100만대 판매로 정점을 찍은 뒤 스마트폰 확산으로 2023년 770만대까지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940만대로 반등했다.

Z세대는 필름에도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석에서 사진을 출력하는 후지필름 인스탁스 카메라 판매는 전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넘어섰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인스탁스 카메라가 결혼식과 대형 행사 필수품에서 10대들의 일상용 기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후지필름은 틱톡 이용자를 겨냥해 올해 초 15초 길이의 복고풍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카메라·비디오레코더·즉석 프린터인 '인스탁스 미니 에보 시네마'를 출시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인스탁스가 함께 성장하면서 후지필름 이미징 부문 매출은 지난해 15.7% 증가한 6270억엔, 약 39억달러를 기록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시장 선두인 캐논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위험도 있다. 업계는 디지털카메라의 가격 급등이 판매 붐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흐름이 일시적 유행인지, 스마트폰 보편화와 인공지능 콘텐츠 범람에 대한 지속적 반발인지도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FT는 " 장기적으로는 화웨이나 DJI 같은 중국 경쟁자가 자체 기술을 독립형 카메라에 넣어 시장에 진입하는 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