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한 중국 자본의 해외 금융시장 투자 흐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금융회사는 물론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쌓아두기만 하던 일반 기업까지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대외 금융자산은 11조7860억달러(약 1경7900조원), 대외 금융부채는 7조714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대외 순자산은 4조713억달러였다. 이 중 직접 투자자산이 3조5787억달러, 증권 투자자산은 1조9875억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설비 투자 정도에 머물던 중국 기업의 해외 금융 자산 투자와 지분 확보 시도 등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에 생산 기지 건설을 추진하며 현지 금융사 지분 투자를 병행하는 상하이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중국 자본의 해외 진출은 중국 내 상황과 맞물려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조정을 겪으면서 국내 자산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전반에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여전해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을 선택지에 올리지 않고 있다. 이는 낮은 예금 금리와 채권 금리 등으로 이어져 중국 금융사와 기업들이 돈 굴릴 곳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해외 채권과 유가증권 매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개인과 기업의 자산 다변화 수요를 견인한다.

중국 금융권 안팎에선 중국의 해외 자본 투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제조업 수출 경쟁력 확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대외자산 축적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중국 기업은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해외로 분산할 유인이 크다.

중국 정부 역시 해외 금융사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상품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는 가운데 여러 형태의 자본 수출을 통해 경상수지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위안화가 지나치게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