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부산서 울려 퍼진 '11만 떼창'…BTS·아미 뜨거운 '13주년의 밤' [리뷰]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13일 저녁 그룹 방탄소년단(BTS, 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의 콘서트 '아리랑 인 부산(ARIRANG IN BUSAN)'이 열린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 무대 도중 이 곡의 브릿지 구간에 들어가는 민요 '아리랑'을 한목소리로 떼창해 전율을 일으켰다.

'아리랑 인 부산'은 지난 4월 고양에서 시작한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방탄소년단은 총 34개 도시에서 86회에 걸친 대규모 투어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일본 도쿄, 북미 등 총 7개 도시에서 108만명의 관객과 만났다.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앨범명으로 내세운 '아리랑'을 전 세계 관객들이 떼창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이날 부산의 도심 한 가운데에서 그 감동적인 장면을 재현했다. 소속사 하이브에 따르면 양일간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들이 힘차게 '아리랑'을 부른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부산에서 공연하는 건 2022년 10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이후 무려 3년 8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은 데뷔 기념일이라 가수와 팬 모두에게 더욱 특별했다.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부산에서 팬들과 함께 13주년을 맞았다.

방탄소년단과 아미(공식 팬덤명)의 재회는 부산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팬들은 공연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인증샷을 남기고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분위기를 예열했다. 튀르키예 국기를 두르고 챌린지 영상을 찍는 팬부터 한복 스타일의 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금발의 해외 팬까지 시선을 끌었다.

아미들의 손에는 파란 끈이 달린 투명 가방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이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가방에는 포토 카드, 우양산, 타올, 고체 향수, 마스크팩 등이 담겨 있었다. 지퍼가 터질 듯 꾹꾹 눌러 담은 선물의 양이 팬들을 향한 멤버들의 사랑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월드투어 중에 다시금 한국으로 돌아와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공연을 여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데뷔 기념일에 멤버들과 시간을 보내는 건 한국 팬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었다. 전날에는 운영상 문제로 공연이 1시간 15분 지연 시작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공연은 약 20분 딜레이됐다.

방탄소년단은 '훌리건(Hooligan)', '에일리언스(Aliens)', '달려라 방탄'으로 강렬한 오프닝을 열었다. 화려한 불꽃과 불기둥이 쉼없이 무대를 밝히는 가운데, 멤버들은 열정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부산 출신의 정국은 "이야 부산. 반갑습니데이"라며 사투리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역시 부산에서 태어난 지민은 "의미 있는 날에 제가 태어난 고향에서 여러분과 만나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투어는 한국적인 요소를 담아내 화제를 모았던 바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을 350도 무대 중앙에 설치해 현대적인 연회의 공간을 재해석했다. 무대는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중심에서 회전하는 원형 무대는 태극 문양을, 네 방향으로 뻗어나간 돌출 무대는 건곤감리를 상징하도록 설계했다.

무대 연출 면에서도 한국의 미를 가득 담아냈다.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 무대에서는 전통 승무의 궤적을 거대한 천의 흐름으로 표현했고, '바디 투 바디'에서는 아리랑 떼창에 더해 강강술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국악 사운드에 "얼쑤", "지화자 좋다" 등의 가사가 들어가는 곡 '아이돌(IDOL)' 무대에서는 약 50인의 댄서들이 멤버들과 경기장 트랙을 힘차게 돌아 현장의 흥이 절정에 달했다.

신보 타이틀곡이었던 '스윔(SWIM)' 무대에서는 대형 천을 활용해 마치 큰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몽환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압권은 기개 넘치는 방탄소년단 표 힙합 퍼포먼스였다. '마이크 드롭(MIC Drop)'에서는 "미안해 엄마"라는 핵심 가사가 나올 때 팬들에게 마이크를 돌려 귀가 얼얼할 정도의 떼창을 일으켰고, 'FYA'를 부를 땐 돌출무대까지 나아가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히트곡 '불타오르네'는 EDM 풍으로 편곡해 팬들과 힘차게 뛰어놀도록 구성했다. "뛰자"라는 멤버들의 외침에 팬들은 힘껏 점프하며 환호했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도 있었다. '노멀(NORMAL)'의 한국어 버전이 최초로 베일을 벗었고, 앙코르에서는 '원 모어 나잇(One More Night)'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아리랑~" 부산서 울려 퍼진 '11만 떼창'…BTS·아미 뜨거운 '13주년의 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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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를 앞두고 방탄소년단은 1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이어 글로벌 음악시장을 강타했던 '버터(Butter)', '다이너마이트(Dynamite)'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부산의 밤을 화려하고 찬란하게 물들였다.

공연을 마치며 제이홉은 "믿기지 않는다. 여러분들과 함께한 지 13년이 됐다. 정말 놀랍다"면서 "해외에 나가보니 정말 수많은 사람이 저희를 좋아해 주시더라. 그래도 방탄소년단은 7명이 다 한국인 아나.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내 나라, 내 땅, 내 도시에서 공연하는 게 제일 즐겁다"고 덧붙여 한국 팬들을 감동케 했다.

RM은 "연습실에서 데뷔곡 연습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주년"이라면서 "여섯 멤버를 통해서, 또 나를 봐주시는 분들을 통해서 스스로를 계속 돌아본 것 같다.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어디에 있건,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민은 초등학교 선생님과 춤을 처음 알려줬던 선생님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며 그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정국은 "엄마가 보러 왔다. 보고 있어? 잘 보고 들어가"라며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리랑~" 부산서 울려 퍼진 '11만 떼창'…BTS·아미 뜨거운 '13주년의 밤' [리뷰]
부산=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