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2년(2024년 5월 30일~2026년 6월 10일)간 발의된 법안이 1만8000여 건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는 한경 보도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발의된 법안은 1만8658건으로 21대 국회의 같은 기간 발의 건수(1만5417건)보다 21% 증가했다. 21대 국회 전체 법안이 역대 최대(2만5858건)였음을 고려하면 22대 국회의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이다.

법안 발의 건수는 의원의 의정활동 성과 지표로도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같은 내용을 나눠 발의하는 ‘쪼개기’ 법안이나 특정 사회 이슈 발생 뒤 따라 나오는 ‘복사해서 붙이기’ 법안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쏟아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계기로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들이 대표적 사례다.

법안 완성도와 실효성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앞세운 법안 발의도 문제다.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된 법안들은 새로운 규제 족쇄로 작용하며 기업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노동권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은 시행 3개월 만에 현장 혼란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보완 요구가 거세다.

국회가 양적 성과에 매몰될수록 입법 품질 저하와 규제 남발 우려는 커진다. 여야 모두 21대 국회의 실패를 되새겨야 한다. 극한 대립과 정쟁에 매몰된 사이 노동·연금·교육 개혁과 같은 국가 과제는 끝내 무산됐고, 수많은 경제·민생 법안도 타이밍을 놓치고 폐기됐다.

여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입법 독주 대신 협치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야당 역시 무조건식 반대를 넘어 정책 경쟁과 실질적 대안 제시에 나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구조개혁 입법에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