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골 영웅' 오현규, 추어탕 수저였다 "남들 이유식 먹을 때…"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5분, 교체 투입 11분 만에 대포알 같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홍명보호에 값진 첫 승리를 안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체코를 상대로 격돌해 2-1 뒤집기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을 획득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앞서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완파한 멕시코의 뒤를 이어 조 2위에 랭크되며 조별리그 레이스에 돌입했다.
오현규는 본선 무대에서 한국 축구 정통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등번호 '18번'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가 몸 담고 있는 곳 튀르키예 리그에서는 그의 멈추지 않는 공격 성향을 거친 '황소'에 비유하며 주목했다. 이처럼 유럽 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 견고한 '괴물 피지컬'의 원동력으로 오현규는 주저 없이 부모님의 헌신이 담긴 보양식 '추어탕'을 꼽았다.
지난 3월 JT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현규는 "남들이 이유식을 먹을 나이에 나는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으며 자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현규의 부모는 경기도 남양주 인근에서 오랜 기간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모는 가게 문을 한 달가량 닫고 멕시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러한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속에 자란 오현규에게 이번 본선 무대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정식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등번호가 없는 유니폼을 입은 채 선배들의 훈련을 돕는 예비 선수 역할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언젠가 황선홍, 이동국, 조재진 등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들만 달았던 영광의 '18번'을 달고 월드컵을 누비겠다는 간절한 목표를 공책에 기록하며 칼을 갈아왔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인 것 같다. 경기 전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경기를 뛸 수 있을까 생각도 많았다. 여기 계신 스태프들, 닥터들이 보살펴 주셔서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무대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데, 이렇게 기회를 주시고 골도 넣을 수 있어서 스트라이커로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