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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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문책성 해임 인사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과 겹치면서 불거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회사가 차기 CEO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 임원을 보직 해임하자, 당사자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NH투자증권 측은 "보직 해임은 해당 임원이 맡은 사업부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 판단일 뿐 CEO 선임 절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사업부를 이끌던 A전무는 최근 결정된 보직 해임 조치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A전무는 가처분신청과 함께 CEO 선임 절차를 주관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보직 해임이 부당하다는 내용증명 서류를 보내면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중지하라고 요청했다. 임추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금융당국에 문제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A전무는 NH투자증권의 차기 CEO 후보군에 포함된 자신에게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후보 사퇴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A전무의 주장에 대해 "윤 사장이 CEO 선임 경쟁에서 물러날 것을 강요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A전무에 대한 보직 해임은 대표이사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인사 조치로, 대표이사 후보 추천 절차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외부 법률 검토 결과 역시 보직 변경이 후보 자격이나 임추위의 심사 권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선임은 복수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절차이고, 경영승계 절차는 회사와 주주, 모든 후보자를 위해 운영되는 제도라는 점을 사측은 강조한다.

NH투자증권 측은 "특정 후보자의 인사상 변동이나 법적 대응을 이유로 경영승계 절차를 중단하거나 지연할 경우, 다른 후보자들의 정당한 절차상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운영을 위해 임추위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A전무를 보직 해임한 배경으로 ‘주택도시기금 OCIO 탈락’을 들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부터 8년간 주택도시기금 운용을 맡아왔지만, 지난달 진행된 ‘4기 주택도시기금 OCIO’ 선정 평가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증권이 밀려 고배를 마셨다. 주택도시기금의 규모는 14조원에 달한다. 이를 OCIO로 선정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절반씩 운용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금 운용권을 빼앗긴 것과 별개로 대규모 기금을 운용한다는 신뢰 덕분에 다른 기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레버리지 효과도 잃게 됐다”며 “윤 사장이 올 1분기 전체 임원회의에서 '주택도시기금 OCIO를 수성하지 못하면 보직 해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OCIO 사업부에는 16명으로 구성된 주택도시기금 운용 전담본부가 있는데, 사업권을 빼앗기면서 인력 재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전무는 이에 대해 “주택도시기금 OCIO 수익성은 연간 수십억원 적자였다”며 “오히려 OCIO 사업부를 이끄는 동안 다른 기금 운용 규모를 키워 전체적인 수익구조를 개선했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선 NH투자증권 차기 CEO 선임이 늦어지면서 내부 갈등이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3월 공식 임기가 끝난 윤 사장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경영성과 덕분에 연임이 유력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경DB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경DB
하지만 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 측이 NH투자증권에 각자대표 체제로 지배구조 전환을 제안하면서 차기 CEO 선임 안건이 보류됐고, 윤 사장이 임시로 회사를 이끄는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각자대표 체제로의 지배구조 전환은 지난 4월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