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에 신뢰 회복 의지 담은 CEO
박형석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사진)가 지난해 12월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기관투자가(LP) 관계자들에게 손편지 쓰기였다. 박 대표가 지금까지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의 주요 관계자에게 보낸 카드 형식의 자필 편지는 50통이 넘는다. 운용사 대표가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내는 건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박 대표는 “화려한 취임사나 대대적인 조직 개편보다 먼저 다시 신뢰를 쌓겠다는 메시지를 손편지에 담아 전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내 부동산 운용업계에서 LP의 신뢰도가 높은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고려대 건축공학과에서 학·석사, 미국 코넬대에서 부동산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물산, CBRE코리아 등을 거쳐 2013년 코람코자산운용에 합류했고, 2017년부터 약 8년간 코람코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국내외 기관투자가 기반을 넓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마스턴에 합류했다.

마스턴이 경쟁사의 사령탑이던 박 대표를 영입한 이유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였다. 한때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와 함께 국내 부동산 운용업계를 대표하던 마스턴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2023년 금융당국 제재 이슈가 겹치면서 한동안 신규 자금 유치와 기관투자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통제 체계 정비 이후 LP 관계를 복원하고 신규 자금 유치의 물꼬를 트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박 대표를 ‘구원투수’로 불러들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박 대표는 이런 변화의 상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손편지를 택했다. 단순 의전 차원의 서한이 아니라 대표가 직접 LP와 접점을 마련하고, 회사가 다시 시장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전한 행보다. 박 대표는 “손편지를 통해 LP와의 접점을 단발성 만남이 아닌 지속적인 신뢰로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턴은 최근 노란우산공제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표는 “기관투자가 콘테스트에서 마스턴 이름이 오랜만에 오른 데 내부적으로 크게 고무된 분위기”라며 “신뢰 회복 노력이 실제 자금 유치와 운용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