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인 가수 겸 작곡가 이재(EJAE). EPA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인 가수 겸 작곡가 이재(EJAE). EPA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오는 11일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공식 찬가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의 OST를 작곡하고 노래한 이재를 비롯해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DJ 다비드 게타,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 등이 참여한 곡이다.

FIFA는 11일 자정께 유튜브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이번 월드컵의 공식 찬가인 ‘DNA’의 음원을 공개했다. 찬가는 개막식과 방송 시그널 등에 쓰이는 곡이다. 월드컵은 공식적으로 주제가와 찬가를 따로 내세우고 있다.

FIFA는 “DNA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토너먼트의 축제적이고 정서적인 의미를 전하려 했다”며 “함성이 잠잠해지고, 관중이 하나 되고, 축구가 단순한 게임 그 이상이란 진정한 의미로 예우받는 바로 그 순간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점은 K팝을 세계에 알린 이재가 이 곡에서 노래하는 구간이 가장 길다는 점이다. 이재는 영어 가사 중간에 “넘어져도 돼, 또 다시 일어나”와 같은 한국말을 섞어 48개국이 참여하는 월드컵의 세계적인 의미를 부각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곡의 도입부와 끝 무렵에 노래하고, 메건 디 스탤리언은 중간에 랩을 더했다. 보컬과 전자음이 점진적으로 분위기를 띄우다가 악기 소리만으로 절정을 채우는 구성은 다비드 게타가 보여주던 하우스 음악과 비슷하다.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한경DB.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한경DB.
월드컵 찬가는 들뜬 분위기로 축제의 설렘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반젤리스의 ‘앤썸’이 신디사이저 소리를 앞세워 이 축제의 대표 음악 역할을 했다. 당시 공식 주제가였던 아나스타샤의 ‘붐’보다 인지도가 높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라이언 캘리가 부른 ‘싱 오브 어 빅토리’는 가스펠(기독교 음악) 분위기를 섞어 축제에 경건함을 더했다. 이번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는 샤키라와 버나 보이가 함께한 ‘다이 다이(Dai Dai)’다. 곡명은 이탈리아어로 ‘힘내’라는 뜻.

2026 북중미 월드컵은 K팝의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은 개최국이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세 국가여서 개최식도 이들 국가별로 따로 열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선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19일 결승전이 열릴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하프타임쇼에는 BTS가 마돈나, 샤키라와 함께 월드컵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프랑스 DJ 다비드 게타. EPA연합뉴스.
프랑스 DJ 다비드 게타. EPA연합뉴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