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영리 기자
/사진=김영리 기자
“반도체 측정 장비 사용법 배우면 어디로 취업할 수 있어요?”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고졸인재 채용엑스포’ 한국폴리텍대학 부스. 반도체 공정 VR 체험장 앞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직접 장비를 만져보고 교수들에게 취업 전망을 묻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이날부터 이틀간 채용엑스포에서 반도체, 로봇, 친환경 산업디자인 등 첨단산업 분야 직업체험관을 운영한다. 반도체 공정 VR 체험, 반도체 측정장비 시연, 디지털트윈·로봇 제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고졸 인재들의 진로 탐색을 지원한다.

현장 분위기는 반도체 부스가 주도했다. 반도체융합캠퍼스는 웨이퍼 이송 로봇과 정밀 측정장비를 전시했다. 학생들은 반도체 공정 과정을 VR로 체험하고 장비를 직접 조작해보며 산업 현장을 간접 경험했다.

현동수 한국폴리텍대 반도체융합캠퍼스 교수는 "웨이퍼 이송 로봇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부품을 4차원으로 정밀 측정하는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취업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성남캠퍼스는 설계·공정·후공정·장비 등 반도체 전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와 협약을 맺고 25명을 선발해 이 가운데 20명의 취업을 연계할 예정이다.

정한영 성남캠퍼스 반도체설계과 교수는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취업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기업에서 '보내줄 학생이 없느냐'고 문의할 정도로 채용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배우고 어떤 분야로 취업하는지 묻는다"고 전했다.
/사진=김영리 기자
/사진=김영리 기자
최근 '피지컬 AI' 열풍을 타고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로봇캠퍼스 부스에서는 로봇 축구와 협동로봇 시연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로봇팔의 움직임을 직접 살펴보며 기술을 체험했다.

윤지영 로봇캠퍼스 로봇시스템융합과 교수는 "공장 자동화와 AI 확산으로 로봇 엔지니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졸업생들은 스마트공장 구축, 로봇 시스템 통합(SI), 로봇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산업디자인과도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국 폴리텍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되는 해당 학과는 AI 기술을 활용한 산업디자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김동림 서울정수캠퍼스 친환경산업디자인과 교수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디자인부터 최근에는 장난감 디자인 분야까지 교육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지난달 영실업과 산학협력을 맺는 등 기업 연계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취업 성과도 눈에 띈다. 대학정보공시 기준 최근 3년 평균 취업률은 79.5%, 취업유지율은 92.5%에 달한다. 학교 측은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으며, 산업현장 수요에 맞춘 실무형 교육을 통해 즉시 투입 가능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현장에서 학생들이 자신도 몰랐던 흥미와 진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엑스포가 고졸 인재들이 기술의 가능성을 느끼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