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당 차원의 평가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당의 안일함을 지적한 데 이어 친명계 인사들까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정 대표를 둘러싼 압박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민주당은 항상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다각도로 살피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여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히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며 "평가위는 최대한 객관적 시각에서 다양한 분석을 담아낼 수 있도록 외부와 내부 인사를 절반씩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공약 이행을 약속하며 "우리 당의 손을 잡아주신 국민과 당원의 기대와 성원을 더 큰 성과로 되돌려드릴 수 있도록 당에서 적극 힘쓰겠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정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미지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당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해야 한다"며 "제가 선거에서 중립이어야 하는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이후) 2~3일간, 저도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며 "저도 사실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열심히 했고, 내가 나쁜 짓 한 것도 아니고, 최소한 (민심이 우리를) 버리기야 하겠어라는 마음이 없던 게 아니다"며 "정말 마지막 한순간까지, 단 한 명의 주권자까지도 죽을힘을 다해 온 정성을 다해서 말씀드리고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저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말 심각한 패배"라며 정 대표의 대표 연임 도전 포기를 사실상 압박했다.

김 전 부원장은 "새롭게 출발하려면 일단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 대표의 사과는) 기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허탈해하는 지지자들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집권당을 대표해서 진심 어린 사과는 필요하다"며 "선거 패배를 자인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 이런 것까지 볼 수가 있겠지만 시기가 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가 차기 당권을 포기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정 대표 본인의 판단"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