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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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 전문가들은 북중이 미국과 동맹국에 맞설 공동 전선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회담 결과에서 비핵화 표현이 빠진 데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9일 연합뉴스 서면 질의 답변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감추고 있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동북아에서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힘의 균형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 대해 "단결이 핵심 메시지이며, 이 연합 전선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맞설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핵화 언급이 빠진 데 대해서는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저지하는 것보다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에게도 이번 회담은 정치적 성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크로닌 의장은 "김정은은 전술적 승리에 집착하며, 강대국이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생략할 때마다 북한의 '영구적 핵보유국' 주장이 정당성을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목표를 "핵보유국의 일원으로서 위상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중이 처음으로 '외교·법집행·군대 교류'를 과제로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제한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크로닌 의장은 "대체로 표면적인 수준의 안보 협력 강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는 전략적 메시지 조율과 북한 경제를 지탱할 물자 공급에 더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엘런 김 한미경제연구소 학술국장도 이번 회담 결과를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공조가 심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회담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중국의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비핵화 침묵이 중국의 우선순위 변화를 보여준다고 봤다. 그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새로운 우선순위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해주기를 원했으며, 비핵화 문제에 대해 중국이 침묵함으로써 이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김 위원장에게 이번 회담은 지역 정세에서 북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비핵화가 10년 전만큼 중국에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북중 경제협력 강화가 대북 제재 체제와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현행 대북 제재 체제를 어느 정도 위반하거나 우회할 소지가 있는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랩슨 전 대사 대리는 북미 대화가 재개되려면 비핵화 문제는 결국 피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시 주석이 비핵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결국 비핵화 문제가 조율돼야 할 핵심 의제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