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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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피해자가 법원 판결에 불복해 청구한 재판소원(재판취소)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헌재는 9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유사강간 피해자 A씨가 “피고인 B씨의 무죄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청구한 재판소원 사건의 전원재판부 회부를 결정했다. B씨는 2022년 7월 A씨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사의 상고 포기로 올해 3월 B씨의 무죄가 확정되자, A씨는 지난 4월 헌법소원을 냈다.

A씨 법원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무죄 판결을 내린 게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성범죄 인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피해자의 동의 내지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라며 “결국 성적 자기결정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가 청구한 재판소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헌재가 향후 무죄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이란 가치와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인 사법보호청구권 및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 관심을 끈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상 형사 피해자의 기본권과 피고인의 일사부재리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과 기본권 내용 및 보호 범위, 피해자가 제기한 무죄확정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의 허용 범위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전원재판부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체장애인들이 버스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저상버스나 휠체어 탑승 설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법과 교통약자법에 위반되는 차별행위”라며 제기한 사건도 이날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1심과 2심은 “버스회사들이 원고들에게 휠체어 승강설비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 버스회사들이 운영하는 노선 중 원고들이 향후 탑승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 등을 심리했어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를 명령한 것은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취지다. 파기환송심 법원은 이에 따라 7개 노선을 특정해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 의무를 부여했고,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이 판단을 확정했다.

원고들은 “원심에 따르면 청구인은 향후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직장을 바꿀 때마다 동일한 차별행위에 대해 새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헌재 측은 “원심 판결은 청구인의 직장에서 부모와 언니의 주거지인 부산과 고양으로 가는 7개 노선을 한정했는데, 심판대상 판결이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한 게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이날까지 전원재판부 회부 결정이 이뤄진 사건은 총 8건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