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 합수본 출범…"역량 집중 신속 수사"
대검찰청은 9일 "검찰과 경찰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 사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합수본 구성을 지시한 지 이틀 만이다.
검찰 12명, 경찰 15명 등 총 27명 규모로 구성된 합수본의 수장인 본부장에는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임명됐다.
김 본부장은 2022년 대전지검 공공·반부패범죄전담부(형사4부) 부장, 2023년 대검 공공수사부 선거수사지원과장을 거친 선거범죄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선거·정치범죄 전담 부서인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형원)를 이끌고 있다.
다만 사무실 이전 및 기록 검토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실제 수사 착수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검경 전담수사팀은 본격적인 합수본 출범 전에도 상호 협력하며 역량을 집중해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내 투표소 14개소를 비롯한 총 91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일부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된 사건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투표일 당일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총 7194매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용지가 가장 많이 부족했던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로, 총 436매가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 투표 인원 1836명 중 23.74%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경찰에는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선관위 간부들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들이 접수된 상태다. 경찰은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구(區) 단위 선관위 직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일부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합수본은 우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난 경위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선관위 관계자들이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하거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부러 추가 투표용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직무유기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들의 무능이나 직무태만으로 밝혀진다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합수본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직무상 과실을 규명하고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청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선관위가 유권자 수의 11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물량은 50% 수준으로 낮춘 이유와 의사결정 과정,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이 예상됐는데도 관할 선관위가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경위 등이 핵심 규명 대상으로 꼽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