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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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서나 할인가가 가득한 화면을 스크롤하다 피로감을 느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목적지 없는 검색과 최저가 비교가 표준이 된 e커머스 시장에서, 최근 ‘읽을거리’와 ‘미식’을 앞세워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역발상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기존 온라인몰을 개편해 선보인 프리미엄 큐레이션 전문몰 ‘더현대 하이(Hi)’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이 플랫폼은 가격 소구형 행사 배너를 과감히 걷어내고, 마치 한 권의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읽는 듯한 ‘발견’의 경험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론칭 50일 만에 신규 가입 회원 수 40여 만 명, 누적 이용객 수 약 90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가입자 중 실제 구매로 이어진 고객 비중이 기존 대비 2배 가까운 30% 수준에 달한다. 단순 구경이 아닌 실질적인 취향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로 들어온 '봉 마르쉐'

봉 마르셰 식품관의 초창기 모습. ⓒ위키피디아
봉 마르셰 식품관의 초창기 모습. ⓒ위키피디아
더현대 하이의 흥행을 견인한 핵심 축은 단연 식품 카테고리다. 특히 전체 방문 고객의 절반 가까이가 발걸음을 한 ‘라 그랑드 에피세리(La Grande Épicerie de Paris)’ 전문관의 인기가 뜨겁다.

‘라 그랑드 에피세리’는 1852년 파리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마르쉐(Le Bon Marché)’가 운영하는 최고급 식품관이다. 파리 현지인들에게는 단순한 식료품점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미식 박물관’이자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통하는 곳이다. 파리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이 공간의 서사를 현대백화점이 독점 콘텐츠로 들여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재 국내 매출은 초기 목표 대비 3배 이상을 웃돌았다. 일부 시그니처 상품들은 론칭 일주일 만에 조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고품질 신선식품을 산지직송하는 ‘위대한 생산자’, 유명 셰프들과 협업한 미식 큐레이션관 ‘테이스티 테이블’이 더해지며 온라인 식품관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랫폼의 UI(사용자 환경)와 기능도 기존 e커머스의 문법을 탈피했다. 단순히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찜하기’나 ‘좋아요’ 기능은 ‘GEM(젬)’이라는 취향 수집 도구로 진화했다. 고객은 상품뿐 아니라 특정 브랜드, 크리에이터, 콘텐츠 자체에 ‘GEM’을 표시해 자신만의 취향 아카이브를 만들 수 있다. 공개 설정에 따라 인플루언서나 아티스트가 GEM으로 모아둔 취향 리스트를 구독하고 소통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집의 재미는 ‘아이콘숍(ICON Shop)’에서 극대화된다. 작가 이슬아, 모델 홍태준, 인플루언서 배지연 등 각 분야에서 확고한 주관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일상과 가치관이 녹아든 아이템을 스토리 형태로 소개한다. 상품의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인물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워 ‘잡지처럼 읽는 즐거움’을 구현했다.

선물하기 기능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대화형 기반의 ‘AI 헤이디 선물 추천’ 서비스는 생성형 AI가 플랫폼 내 50여 만 개 상품 중 최적의 아이템을 제안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취향 파인더' 기능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이 임의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카카오톡으로 링크를 보내 선호하는 취향을 주고받은 뒤 AI가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선물의 만족도를 높였다.

인기템 총 정리, 라 그랑드 에피세리 TOP10

더현대 하이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프랑스 ‘라 그랑드 에피세리’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은 뭘까. 지금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상품 10가지를 정리했다. 홈파티나 감각적인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눈 여겨 볼만 하다.
'봉 마르쉐' 손잡고 대박난 더현대 하이…미식가 사로잡은 TOP10
1. GEP 트러플 마요네즈 180ML 고소하고 부드러운 마요네즈 베이스에 블랙 트러플의 짙은 풍미를 담아내 핑거 푸드나 딥 소스로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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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GEP 트러플 감자칩 110G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러플 산지인 프랑스 페리구르의 블랙 트러플 향을 가미해, 바삭한 식감 뒤로 묵직한 잔향이 남는 고급 스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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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EP 건모렐 25G 프랑스 정통 요리에서 필수적인 고급 식재료로 손꼽히는 모렐 버섯(곰보버섯)을 건조한 제품이다. 소스나 스튜에 깊은 풍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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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GEP 살구 허니브레드 200G 밀가루와 꿀을 베이스로 정성껏 반죽해 구워낸 프랑스 전통 과자다. 달콤하고 향긋한 살구 잼 필링이 듬뿍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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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ARIAGE FRERES 웨딩 임페리얼 홍차 티백 30입 1854년 설립된 프랑스 전통 티 하우스 ‘마리아쥬 프레르’의 시그니처 블렌드다. 아삼 홍차에 초콜릿과 캐러멜 노트를 더해 우아한 향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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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GEP 밤잼 튜브 80G
밤을 곱게 갈아 만든 마롱 크림 제품이다. 밤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가 살아 있으며, 편리한 튜브 형태로 일상에서 빵이나 요거트에 곁들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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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GEP 게랑드 트러플 소금 70G 프랑스 게랑드 지역의 천일염에 페리구르 블랙 트러플 향을 더했다. 게랑드 소금 특유의 미네랄 풍미 위로 트러플 향이 은은하게 퍼져 고기 요리의 풍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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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GEP 토마토 소스 200G 프랑스산 토마토에 양파, 오레가노, 타임을 곁들여 원재료 고유의 산뜻하고 내추럴한 맛을 살린 베이스 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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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GEP 블랙 트러플 오일 100ML 진한 올리브 오일에 프랑스 서남부 페리구르 지방의 블랙 트러플 향을 블렌딩해 파스타나 리소토 마무리 단계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요리의 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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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GEP 미니 살구 허니브레드 170G
살구 잼을 채운 미니 허니브레드 세트다. 촉촉한 진저브레드 반죽에 부드럽게 녹아드는 살구 잼으로 부담 없는 디저트로 즐기기 좋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