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정답만 보인다"…AI안경 끼고 토익 커닝
지난달 치러진 토익(TOEIC) 정기시험에서 인공지능(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공인어학시험에서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커닝 시도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31일 치러진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 사례가 1건씩 적발됐다. 해당 응시자들은 시험 시작 전 AI 글라스 착용을 수상히 여긴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이들은 4년간 토익 응시 제한 처분을 받았다.

AI 글라스는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등에 생성형 AI 기능이 결합된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다. 카메라로 특정 대상을 인식하면 AI가 관련 정보를 분석해 렌즈(디스플레이)에 표시해 준다. 응시자가 시험지를 보는 순간 문제의 답이나 힌트가 실시간으로 제공될 수 있어 부정행위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제기된다.

AI 글라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를 악용한 부정행위 시도와 적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해 온 AI 글라스(사진)를 지난달 25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다양한 AI 글라스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익위 관계자는 “AI 글라스 등 첨단기기를 악용한 부정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겠다”며 “문제 유출이나 조직적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사용이 확산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주요 국가시험에서도 부정행위에 선제 대응하는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수능 시험장에서 전자기기 소지 적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소지하다 적발된 수능 부정행위 건수는 2024학년도 61건에서 2025학년도 83건으로 36.1% 증가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