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와 앤스로픽에 이어 오픈AI도 기업공개(IPO)를 신청하며 올 하반기 미국 증시를 달굴 인공지능(AI) 기업 상장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다. 오픈AI는 1조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오는 10월 상장하겠다는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자금 조달을 거치며 기업가치 8520억달러(약 1287조원)를 인정받았다.

상장 시동 건 오픈AI…"몸값 1조달러 목표"
오픈AI의 상장 신청은 경쟁사 앤스로픽보다 1주일가량 늦었다. 그러나 오픈AI는 상장 시점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비상장기업으로 진행할 때 더 수월한 일이 있다”며 시점을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더 빨리 상장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경우를 위해 여지를 남겨뒀다”고 했다. 상장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앤스로픽이 상장을 신청한 지난 1일 “누가 먼저였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며 승차공유 기업인 리프트와 우버를 언급하기도 했다. 2019년 3월 리프트가 우버보다 한 달 먼저 상장했지만 결국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만큼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오픈AI 기업가치가 AI모델 성능 선두를 탈환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서치는 오픈AI가 긍정적인 시나리오대로 갈 경우 상장 후 90일 평균 1조4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GPT-6 등 신규 모델을 발표해 앤스로픽 미토스보다 나은 성능을 선보이고, 이 격차를 4주 이상 유지하는 경우다. 다만 획기적인 기능을 내놓지 못한다면 시가총액이 7200억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족한 현금 창출 능력은 오픈AI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해리슨 롤페스 피치북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오픈AI가 총 1859억달러를 조달해 연간반복매출(ARR) 250억~330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 대비 ARR 비율은 0.16배로 앤스로픽(0.37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최근 기업 고객은 앤스로픽으로, 소비자 고객은 구글로 이탈하며 AI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상징성 또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