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증시 급등이 발목…외국 투자자 한국 증시서 강제 매도"
"주가 상승에 편입비 급증,액티브 펀드들 불가피한 매도"
"TSMC,삼전,닉스가 MSCI 아태지수 3분의 1 차지"
"코스피 추가 하락할 경우 재진입 시점 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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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 날 한국 코스피가 8.29% 급락한 것을 중요 뉴스로 보도했다.
한국은 올들어 이란 전쟁 발발에도 지난 6월 6일기준으로 99% 상승, 전세계 증시 가운데 대만 55%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해 1월초 이후로는 누적상승률로는 234%를 기록해 역시 2위 대만 89%를 제치고 압도적 상승률로 1위를 기록했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및 신흥 시장 벤치마크에서 한국 기업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및 위험 한도 유지를 위해 강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의 대형 기술 기업 세 곳, 즉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MSCI 아시아 태평양(일본 제외) 지수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액티브 포트폴리오 운용 규칙에서 과도한 집중 위험을 초래했고 이에 따라 일부 액티브 펀드들이 강제 매도에 나섰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주피터 자산운용의 아시아 주식 배당 담당 매니저인 샘 콘래드는 대만과 한국의 AI 관련 주식 급등에 힘입어 올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가장 큰 성과를 낸 종목들을 정리하는 상황에 닥쳤다.
콘래드 매니저는 "최근 TSMC, 삼성과 미디어텍 주식을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했다”고 말했다. TSMC 주가는 올해 52%, 삼성전자 159%, 미디어텍은 184% 각각 상승했다.
액티브 펀드 전반에 걸친 강제 매도는 소수의 기업의 주가가 폭등할 때 나타나는 랠리의 부작용 중 하나이다.
수개월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매도 압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5월 말 기준으로 올해 몇 달사이 코스피 지수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이 약 620억 달러(약 95조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글로벌 액티브 펀드들의 강제 매도는 이미 약세를 보이는 한국 원화에 더 압력을 가하고 있다.
번스타인의 아시아 양적 전략가인 루파 아가르왈은 "4월 이후 급등세로 아시아 증시에 전례 없는 집중 위험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TSMC는 대만 증시 시가총액에서 단일 기업으로 41.5%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삼성과 하이닉스 역시 코스피 지수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즉, 분산을 위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에게도 시련이 되고 있다. 사실상 벤치마크의 성적을 좌우하는 특정 종목들이 급등할 때 이들 종목의 비중을 축소하면 벤치마크를 뛰어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콩 HSBC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 전략 책임자인 헤럴드 반 데르 린데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집중도가 구조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시장이 상승할수록 펀드들이 투자 비중을 늘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이는 강력한 펀더멘털 속에서도 강제 매도와 강제 비중 축소라는 악순환을 부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세 종목의 대안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는 종목들 중 상당수 역시 여전히 AI 테마와 연관돼 있다. 업종 다각화가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CNBC와 인터뷰한 노무라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 전략기인 체탄 세스도 “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하락 이후 더 나은 재진입 시점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그룹의 재량적 주식 투자 담당 이사인 닉 윌콕스도 “한국 시장이 신흥 시장 지수에서 비중이 급증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구조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후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주식 보유량 제한 규정에도 부딪혔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 많은 매도세가 매수 제한에 걸려서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윌콕스는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에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액이 약 700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하면서 충분히 만회됐다”고 말했다.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세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은 없고 지금은 기계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12,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