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광주역 앞에서 구청 직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광주역 앞에서 구청 직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거리 곳곳을 뒤덮은 선거 현수막이 자취를 감췄다. 선거가 끝난 뒤 남은 수천t의 폐현수막 처리 부담은 올해도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가는 모양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임에도 재활용이 쉽지 않은 데다 제도 개선까지 지지부진해 환경오염과 행정비용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1110t, 제8회 지방선거에서 1557t,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1235t이 발생했다. 올해도 지방선거로 1000~1700t의 폐현수막이 배출될 전망이다.

문제는 재활용률이 낮다는 점이다. 2022년 지방선거 폐현수막 재활용률은 24.8%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폐현수막 재활용률이 48.4%까지 높아졌으나, 선거용 현수막은 정치적 문구나 후보 사진이 인쇄돼 있어 우산,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기 쉽지 않다.

애물단지인 폐현수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을 안는 곳은 지자체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선거 종료 후 현수막을 철거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철거가 지연되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민원이 접수되면 각 구청이나 시청이 수거와 폐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선거 다음날인 4일 공무원 15명을 투입해 관내에 부착돼 있던 200여 개 선거 현수막을 전량 수거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관내에서 수거한 폐현수막을 전부 고형 연료화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관리 예산이 넉넉지 않은 지자체는 재활용 작업에 큰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한 구청 관계자는 “일반 현수막은 봉제센터로 보내 청소용 마대 등을 제작하지만, 선거 현수막은 폐기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재활용을 위해 지난해 5월 철거 현수막을 모아두는 집하장을 용답동에 마련했지만 아직 서울시 29개 자치구 중 13~14군데만 이곳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소각, 연료화, 재활용품 제작 등 자체 처리하고 있다.

현수막 소각 비용은 t당 25만~29만원 수준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연구소장은 “친환경 소재 사용 의무화, 현수막 수량 제한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