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인수금융 주선 금액이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권에선 정부 예산이 투입된 정책금융기관이 민간 은행이나 증권사와 경쟁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지난해 M&A 자문·인수금융 주선 금액은 6조6923억원으로 2023년(3조8247억원)보다 74.9% 급증했다. 산업은행의 M&A 자문·인수금융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284억원으로 1년 전(132억원)에 비해 2.1배로 늘었다. 인수금융은 기업이 M&A에 나설 때 필요한 자금을 인수 대상 기업의 주식이나 경영권을 담보로 빌리는 것을 말한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전액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신용등급이 가장 높고 조달 금리는 가장 낮다. 정부의 신용을 무기로 낮게 조달한 자금을, 민간 은행·증권사와 인수금융 금리 경쟁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산은이 인수금융을 주선한 M&A 가운데 화장품(서린컴퍼니·티르티르·라카코스메틱스), 렌터카(SK렌터카), 안마의자(바디프랜드), 호텔·부동산(더스테이트선유) 등 국책은행의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딜도 적잖다.
중소기업 대출 기능은 약화하는 추세다. 산은의 대기업 대출은 2022년 145조7550억원에서 2025년 171조9200억원으로 3년간 17.9%(26조1650억원)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1조3450억원에서 23조4420억원으로 25.2%(7조9030억원) 감소했다. 국민·신한 등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같은 기간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기술신용대출도 은행권에서 산업은행만 감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