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표심 분석 내놓은 김어준 "MB가 일베화 시킨 범죄"
오세훈·정원오 1.15%p 차 승부 가른 2030
청년의 분노인가 MB '공작'인가
김어준 "MB 국정원 공장에 일베화"
정준희 "20대 권력으로 제압…몽둥이 들어야"
청년의 분노인가 MB '공작'인가
김어준 "MB 국정원 공장에 일베화"
정준희 "20대 권력으로 제압…몽둥이 들어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데이터는 이 같은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먼저 20대(18~29세) 남성의 경우 무려 75.3%가 오세훈 당선인에게 표를 던져 전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가장 높은 보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30대 남성 역시 66.8%가 오 당선인을 지지해 4년 전 선거와 비슷한 견고한 쏠림 현상을 유지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2030 여성의 이탈이다. 20대 여성층에서 정원오 후보는 48.5%를 득표해 오세훈 당선인(41.4%)을 앞섰으나, 이는 4년 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얻었던 67.0%라는 압도적 지지에 비하면 대폭 하락한 수치다. 나아가 30대 여성에서는 오 당선인이 53.6%의 지지를 얻어 정 후보(42.8%)를 10%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따돌렸다. 4년 전 과반(54.1%)이 민주당을 지지하던 30대 여성 여론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데이터는 명확히 말하고 있다. 2030 남성의 압도적인 보수 쏠림 현상이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진보 진영에 표를 몰아주었던 2030 여성들마저 등을 돌리거나 투표를 포기했다.
정치권의 핵심 스윙보터로 떠오른 2030 세대의 표심은 매 선거 때마다 기성 정치권에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과거 '진보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청년층의 이탈은 이제 남녀를 가리지 않는 보편적 현상이 됐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 철회를 마주하는 진보 진영 일각의 태도는 여전히 '분석과 반성'보다는 '탓하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은 조국 사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LH 부동산 투기 등을 거치며 진보 진영이 내세웠던 '공정'과 '정의'의 민낯을 목격했다. 이들에게 투표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 그리고 최소한의 도덕적 일관성을 갖췄는가를 평가하는 잣대의 의미를 지닌다.
반면, 이 같은 청년 세대의 변화를 바라보는 진보 진영 스피커들의 진단은 참담한 수준이다. 청년들의 분노를 '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 읽어내는 대신, 이들을 '계몽의 대상'이거나 '불순 세력에 의해 세뇌당한 집단'으로 폄훼하고 있다.
김어준 씨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2030 남성들의 우경화를 "MB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기획한 일베 테라포밍의 결과"이자 "해체해야 할 범죄적 현장"으로 규정했다.
그는 "20대, 30대 특히 2030 남성들의 정치 지향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고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며 "'20대를 위한 정책 개발' 이런 고민도 하긴 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이게 자연발생적 우경화가 아니라는 걸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 시절 국정원 심리전담팀이 온라인 공장을 통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이고, 그 기획의 결과물로 여러 우경화된 온라인 커뮤니티가 탄생했고, 거기서 전반적인 일베화가 이뤄졌다"며 "그렇게 인식하고 그 범죄적 온상을 철저하게 해체해야 한다. 그걸 통과한 20대와 30대의 투표 성향을 확인하지 않았나. 지금 10대가 거기를 또 통과하고 있다. 이걸 못 하면 앞으로 10년 후는 일베가 세상 기준이 된다"고 주장했다.
청년이 현실에서 느끼는 박탈감, 젠더 갈등,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좌절감 등 실체적 원인은 증발해버리고, 그 자리에 '과거 보수 정권의 정치 공작'이라는 음모론만 남았다.
유튜브 채널 매불쇼 진행자 최욱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 회원들을 겨냥해 "전두환 식의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의 분석 역시 궤를 같이한다. 그는 5일 팟캐스트 및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20대 남성을 향해 "합법적인 방식으로 몽둥이를 드는 게 필요하다", "권력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들을 "사고의 체계가 없는 집단"이라고 규정하며 설득의 대상조차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유권자에 대한 설득'을 포기한 것을 넘어,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를 무지몽매한 집단으로 취급하는 극단적인 엘리트주의와 권위주의를 보여준다.
그는 "(20대는) 설득이 아니라 권력으로 제압해야 한다"며 "권력이 전반적으로 밀어붙이는 방향에 의해 좇아가게 만들어야지, 이들을 설득해서 우리 권력을 지지하게 하는 방식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대학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7일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한 한양대학교 재학생은 "우리 대학교 정보사회미디어학과 정준희 교수가 청년 세대를 향해 쏟아낸 경악스러운 발언에 대해, 재학생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었다.
이 재학생은 "다원성을 존중하고 미디어의 본질을 가르쳐야 할 강단의 학자가,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세대를 '몽둥이'와 '권력'을 사용해 물리적·제도적으로 억압해야 한다는 파시즘적 사고를 대중 매체에서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재학생은 지성인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마저 저버린 정준희 교수의 발언으로 인해 학생 사회 전체가 모욕받고, 본교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되는 작금의 사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정준희 교수는 폭력적인 언사로 상처받은 청년 세대와 부당하게 명예가 훼손된 본교 재학생에게 즉각적이고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 같은 시각이 진보 진영 내부 전반적 인식은 아닐지라도 2030이 등을 돌린 이유를 자신들의 정책 실패나 위선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주는 구실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저들은 철학이 없어서", "국정원의 공작에 당해서"라는 핑계는 기성 진보 정치인에게 반성할 필요가 없다는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