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에 필수"…日, 원전 확대 정책 본격화 [도쿄나우]
후쿠시마 사고 때 '원전 축소' 정책 폐기
다카이치 에너지 정책의 핵심 축으로
2040년까지 대체 원전 5기 건설
다카이치 에너지 정책의 핵심 축으로
2040년까지 대체 원전 5기 건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이날 종합자원에너지조사회 소위원회에서 원자력 정책 행동지침 개정안을 제시한다.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대까지 기존 노후 원전을 대체하는 신규 원전 2~5기를 건설한다. 설비용량은 최대 550만㎾로 현재 가동 가능한 원전 설비(15기)의 약 20% 규모다. 정부는 2050년대까지 추가로 9기를 건설해 총 11~14기의 신규 원전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 계획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지해온 ‘원전 축소’ 기조를 사실상 완전히 접고 원전 활용 확대 노선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새로운 안전 규제를 마련한 뒤 2015년 규슈전력 센다이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시작으로 원전 운영을 재개했다. 현재는 15기가 재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에너지 정책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2025년 2월 각의에서 에너지기본계획을 개정하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유지해온 “원전 의존도를 가능한 한 줄인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원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원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2040년 원전 발전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려면 가동 원전을 약 30기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원전 건설 규제도 완화했다. 에너지기본계획 개정 과정에서 원전 폐쇄 후 재건축 시 기존 원전 부지 외 다른 부지에도 신규 원전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은 폐로가 결정된 원전 부지에서만 대체 원전 건설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발전회사가 보다 폭넓게 입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원전 확대 정책과 첨단산업 육성 전략도 연계하고 있다. 원전 인근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과 공장에는 세제 혜택과 전기요금 인하를 제공할 방침이다. AI·로봇 관련 기업과 대규모 반도체 공장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일본 정부가 원전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가 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2040년 일본의 총 발전량이 최대 1조2000억kWh에 달해 2024년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이 막대한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