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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앤디 케슬러는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부풀어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AI를 많이 쓰니 AI 기업의 매출도 그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보는 시장의 셈법이 엉성하다는 것이다. 최근 앤드루 펠드먼 세레브라스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개발자 4700만명이 매년 10만달러어치 토큰을 쓰면 5조달러(약 7652조원) 시장이 열린다"고 했다. 그러나 케슬러는 이를 '허술한 AI 계산법'이라 비판한다. 실제로 10만달러 어치의 토큰을 쓸 예산을 가진 개발자는 극히 적고 토큰 가격도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I를 둘러싼 공급 부족이 오래가진 않을 거라는 게 케슬러의 주장이다. AI 기업들 간 경쟁 심화와 신기술의 등장으로 토큰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예상해서다.이미 중국의 딥시크가 지난달 자사 오픈소스 AI모델 가격을 75% 인하하는 등 가격 인하 경쟁은 시작됐다. 케슬러는 "토큰 가격이 5년 안에 90%쯤 급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격이 무너지면 사람들이 아무리 AI를 많이 써도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사한 선례도 있다. 1998년 상장해 시가총액이 한때 550억달러까지 불었던 해저 광케이블업체 글로벌크로싱이다. 글로벌크로싱은 1997년 데이터 회선 1만여 개에 맞먹는 용량의 해저 광케이블을 개발해 각광받았다. 회선이 귀하고 가격이 비쌌던 탓에 상장 후 주가는 치솟았다. 하지만 AT&T와 MCI가 해저 케이블을 직접 설치하는 합작 회사를 설립해 경쟁에 뛰어들면서 결국 회선 가격은 90% 이상 폭락했고, 글로벌크로싱은 2002년 파산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였다. 수요는 계속 불어났지만 닷컴버블 시기인 1999년의 가격으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케슬러는 AI 산업도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봤다. '얼마나 많이 쓰느냐'보다 '얼마에 쓰느냐'가 더 매출에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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