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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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 수로는 12 대 4로 승리를 거뒀으나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외형적인 수치로는 이겼을지언정,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핵심 승부처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내용 면에서는 완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 '13시간 만의 역전극'…오세훈 서울 수성, 정원오 "모두 제 탓" 승복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바닥 민심의 바로미터였던 서울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개표 시작 이후 줄곧 선두를 지키며 서울 탈환을 눈앞에 뒀던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개표율이 90%를 넘어선 개표 13시간 만에 강남권 등의 개표가 본격화하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골든 크로스(역전)'를 허용했다.

막판까지 0.2~0.3%포인트 차이의 피 말리는 초접전이 이어진 끝에 결국 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오 후보는 출구조사의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극을 써내며 서울 수성에 성공해 보수 진영의 핵심 리더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반면 석패한 정 후보는 승복을 선언했다. 정 후보는 "시민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모든 것은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며 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수도권의 중심이자 상징인 서울에서의 막판 역전패는 지방선거 전체 점수에서 앞서고도 민주당이 웃지 못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여당을 향한 수도권과 중도층의 민심이 돌아섰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한 오 후보는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서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서울·대구·부산 북구갑'이 보여준 바닥 민심과 대구 김부겸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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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전국적인 조직력과 정권 안정론을 앞세워 전체적인 점수에서는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을 비롯해 격전지인 부산 북구갑 등 상징성 있는 지역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수도권의 중심인 서울에서의 패배와 영남권 교두보 확보 실패는 민주당에 치명상이다. 단순한 지역구 한두 곳의 상실을 넘어, 여당을 향한 수도권과 중도층의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는 패배 속에서도 의미 있는 민심의 변화가 나타났다.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험지 중의 험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대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기대 이상의 대약진을 했다. 비록 당선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김 후보가 보여준 높은 득표율은 영남권에 굳건하던 지역주의 벽에 균열을 내고 민주당의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에서의 '김부겸 분전'을 두고 "여당에 실망한 민심이 전국적으로 회초리를 들었으나,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 장벽에 도전한 인물에게는 야당 세력이라도 표를 열어준 정교한 심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영남권 성적표는 인물론으로 약진한 대구와 조직력으로도 지켜내지 못한 부산 북구갑의 결과가 대조를 이루며, 여당인 민주당이 향후 나아가야 할 인적 쇄신의 방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 민주당 "부동산 실패" 자성 vs 국민의힘 "공소취소 심판" 공세

여당 내 분위기는 무겁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역전패와 격전지 고전의 결정적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꼽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권 유권자가 집값 폭등과 세제 부담, 대출 규제 등 현 정권의 부동산 기조에 강한 피로감과 분노를 느꼈고, 이것이 막판 강남권 등의 표심 결집과 정원오 후보 낙선으로 고스란히 표출됐다는 진단이다. 여당이라는 책임감으로 민생 안정의 핵심인 주거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으나, 정책적 실책이 반복되면서 결국 성난 서울 민심을 달래지 못했다는 반성이 터져나왔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결과를 두고 여당의 도덕성과 공정성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YTN 뉴스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이 여당인 민주당의 독주와 오만함에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특히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공소취소 사태'를 정조준했다. 여당이 기소된 자당 세력이나 주요 인물에 대해 무리하게 공소를 취소하거나 사법적 면죄부를 주려고 한 행태가 국민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는 주장이다.

전체 점수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핵심 지역에서는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정교한 '교차 투표' 양상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민심의 무서운 경고를 보여줬다.

◇ 한동훈 웃고 조국 울었다…국회의원 재보선서 민주당 '판정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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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내용적 패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또 다른 축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다. 미니 총선으로 불린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범야권은 사실상 '판정패'를 당했고 대선 주자급 인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장 큰 이목이 쏠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당선을 확정 지은 한동훈 후보는 단숨에 보수 재건의 중심축이자 여권 폭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부상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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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권 연대와 교두보 확보를 노리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조 후보는 민주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이자 범야권 단일화 무산으로 격전지가 된 경기 평택을에 직접 출마해 배수의 진을 쳤으나 결국 낙선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잠룡으로 꼽히던 조 후보가 원내 진입 실패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정치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준일 평론가는 조 후보의 평택을 낙선에 대해 "감옥에 갔을 때보다 정치적으로 더 큰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