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다 수요 크고 경쟁 덜해…아시아는 사모대출 '기회의 땅'[ASK 2026]
미국 사모대출 업계 대표 운용사인 아레스매니지먼트의 얀파울 코바르크 파트너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아시아 크레딧 투자 환경 및 전략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주식 투자나 부실채권 투자와 구별되는 사모대출 기반의 구조화된 스페셜시추에이션(SS) 투자에서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공급보다 오랫동안 클 것"이라며 "시장이 혼잡하지도 않고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아 투자 기회가 꽤 오랫동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아레스매니지먼트의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에 대해 "주식처럼 높은 수익률을 노리기보다 원금 손실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집중한다"며 "특히 자본 이득(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과 확실한 담보에 따른 선순위 채권 확보를 통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사이클과 상관없이 예측 가능하고 꾸준한 현금 배당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신흥국 리스크 우려'와 관련해 그는 2020년 이전에는 아시아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의 10%만이 선진 시장에 집중됐으나, 2025년 기준으로는 약 40%가 한국, 호주 등 안정적인 선진 아시아에 투자되고 있어 리스크가 훨씬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별로 시장이 너무 분산돼 큰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현재 구조적인 자금 부족으로 엄청난 기회가 열렸다"고 반박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 기회가 열린 배경은 아시아 전통 은행의 높은 규제 때문이다. 그는 "인수금융(M&A)이나 차입매수(LBO) 금융에 대한 규제 및 한계가 엄격해져 기업의 자금 수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소수의 기관만이 시장 수요를 충족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고수익 채권 시장 규모는 미국에 비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기업이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아시아 시장은 10개국 이상의 서로 다른 법률 체계와 규제, 그리고 까다로운 인허가 요건이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운용사의 진입이 제한돼 어찌 보면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사모대출 수요를 살펴보면 인도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이란 전쟁 때문에 경기에 부침이 있지만 인도의 도시화 비중은 15% 미만(선진국은 80% 이상)으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도는 대출자(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체계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과거에 비해 사모대출에 대한 수요와 개방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호주의 경우 기업들이 단순한 대출과 지분 투자의 중간 성격을 띠는 '메자닌'이나 '구조화 금융' 수요가 크다.
글로벌 사모펀드(PE) 시장조사기관 프레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50억달러(약 7조 5200억원) 이상을 조성한 사모크레딧 운용사(GP)는 유럽이 58곳, 미국이 50곳에 달했지만 아시아는 4곳에 불과했다. 자금 조달 규모를 100억달러(약 15조400억원) 이상으로 좁히면 아시아 시장의 기회는 더욱 커진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대형 운용사는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아레스매니지먼트를 제외하면 단 1곳뿐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사모대출이 '레드오션' 경쟁을 벌이는 데 비해 아시아는 경쟁 강도가 낮아 기회의 땅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얀파울 코바르크 파트너는 아레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집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철저한 원금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의 85%는 담보인정비율(LTV) 60% 이하에서 실행된다. 예컨대 100억원 가치의 자산을 담보로 잡고 60억원 이하만 빌려주기 때문에 담보 가치가 폭락해도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체 투자의 80%를 선순위 담보부 형태로 진행해 부도 시 가장 먼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그는 "이를 통해 지난 10년간 아시아 투자의 연간 손실률이 단 0.3%에 불과할 정도로 탄탄한 건전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116억달러(약 17조4500억원)의 사모대출 운용자산을 토대로 아시아 전역에 지사를 두고 선임 투자 전문가 25명을 확보했다. 그는 "아시아 투자는 현지의 계약문서와 조건, 담보구조를 분석할 현장 전문 인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런던에서 아시아 투자를 결정하는 다른 회사와는 현격히 다른 운용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