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올해 주식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일부 ‘슈퍼을(乙)’ 기업 주가는 ‘삼전닉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지 못한 일부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26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소부장 기업 192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400조4459억원으로 지난해 말(158조2126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시총이 5000억원 이상인 소부장 기업은 84곳으로 지난해 말 61곳에서 23곳(38%) 늘었다.

증착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올해 8.5배 뛰며 가장 많이 올랐다. 기판 검사장비업체 기가비스와 본딩와이어업체 엠케이전자도 각각 4배 이상 뛰었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215%)을 앞지른 소부장 업체는 9곳으로, 평균 주가 상승률이 359%에 달했다. 삼성전자 상승률(149%)을 앞지른 소부장 업체는 19곳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91%, 코스닥지수는 26.7%였다.

전문가들은 미세 공정 기술이 한계에 부닥치자 반도체 칩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발열을 줄이는 첨단 패키징업체가 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2차전지, 태양광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기업도 주목받았다. 반도체 증착 기술을 활용해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시장에 뛰어든 주성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식/강해령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