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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좀 타지 마" 불만 터졌다…한강 다리에 무슨 일이 [발굴단]
한강 다리 위 '자전거족'에 시민 불편
현재 자전거 탑승 가능한 곳은 5곳뿐
보행자 "금지했으면 좀 타지 말아라"
자전거족 "자전거 도로가 너무 적다"
현재 자전거 탑승 가능한 곳은 5곳뿐
보행자 "금지했으면 좀 타지 말아라"
자전거족 "자전거 도로가 너무 적다"
22일 오전 서강대교 위 보행자 도로. 이날 서강대교에는 일반 보행자보다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시민이 더 많이 보였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페달을 밟으며 보행자 도로 한가운데를 지나는 등 보행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대교 27개, 철교 4개 등 총 31개의 한강 다리가 있다. 이 중 자전거를 이용해 건널 수 있는 공식적인 다리는 마포대교, 한강대교(구교·신교), 반포대교(잠수교), 잠실철교, 광진교 등 5곳뿐이다.
실제 이날 서강대교 위에도 '자전거 탑승 금지, 안전하게 끌고 가세요'라는 경고문이 10개 넘게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대교 위를 뒤덮은 '자전거족'에 걷고 있던 시민들이 오히려 좁은 보행자 도로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 "뒤에서 '따르릉'…깜짝 놀랄 때 많아"
또 다른 보행자 이모 씨(60)는 "그나마 서강대교는 옆으로 비켜줄 공간이라도 조금 있지만 양화대교는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양화대교는 폭도 서강대교에 비해 훨씬 좁아서 지난번에 산책하다가 부딪칠 뻔했다"며 "대교 위에선 자전거를 좀 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교 보행자도로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좀 단속하면 안 되냐"며 "보행자도로에 자전거 탑승 금지 표시를 아무리 붙여놔도 타고 다니면서 심지어 보행자에게 비키라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저런 사람들 좀 단속해서 과태료를 부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자전거 탈 곳 너무 적어"…자전거족도 항변
이날 자전거를 끌고 가다 주위를 살핀 후 슬그머니 다시 탑승한 최모 씨(35)는 "차도로 달리면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자전거 전용 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강을 건너려면 어쩔 수 없이 보행자 도로를 이용하게 된다"고 항변했다.
고물가 속 교통비를 아끼려는 현실적인 고민도 이들을 보행자 도로로 내몰았다. 직장인 김모 씨(34)는 "교통비라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는데, 솔직히 자전거를 마음 편히 탈 수 있는 곳이 너무 적다"고 하소연했다.
대중교통의 혼잡함을 피하려는 수요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서강대교를 건너던 박모 씨(29)는 "혼잡하고 오래 걸리는 대중교통보다 자전거가 훨씬 빠르다 보니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강대교는 자전거 탑승이 금지라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알고는 있다"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하고 자리를 떴다.
◇ 인원 부족에 단속 어렵고, 자전거 도로 확충도 난항
자전거 도로 확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량에 자전거 도로를 놓으려고 지침까지 바꿔가며 여러 번 시도했지만, 대부분 대교의 보도 폭이 1.5m로 너무 좁아 보행자와 충돌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 부서들이 반대해 무산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자전거 도로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결국에는 (자전거 도로 확충으로) 자전거 타는 분들의 수요를 위법하지 않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어떤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발(足)굴단'이 탄생했습니다. 발굴단은 화제의 현장이라면 어디든 빠르게 달려가 직접 확인해보고 꼼꼼하게 검증해 보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