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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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이 미용 목적으로 한 문신 시술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문신을 의료행위라고 본 대법원 판례가 30여년 만에 바뀐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A씨는 2020년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두피문신 시술을 했고, B씨는 염료를 피부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으로 고객의 팔에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용 문신행위가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문신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통상적인 미용 문신행위는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뤄진다”고 판단했다.

최근엔 바늘의 침투 깊이를 자동 조절해주는 등 안전성이 개선된 문신용 기계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문신용 염료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도 한층 강화됐다.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문신시술은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1992년 눈썹 문신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의료기술 발전, 의료환경 변화 등을 감안해 이번에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문신을 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는 물론 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등 관련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10월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이번 대법원 판례가 나와 눈길을 끈다. 문신사법은 문신사 면허를 취득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