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핑이 입으면 팬덤이 산다"…K패션이 된 무대의상
제니 공연 의상 72시간만 완판
일반 의상으로 상품화해 판매
스타 착용, 마케팅·바이럴 효과
엔터사·패션 브랜드 협업 강화
일반 의상으로 상품화해 판매
스타 착용, 마케팅·바이럴 효과
엔터사·패션 브랜드 협업 강화
◇ 무대의상의 대중화·상업화
아이브 안유진이 대만 콘서트 리허설에서 입은 크롭티, 트와이스 쯔위가 롤라팔루자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착용한 반팔 상의도 이 브랜드다. 김선빈 킨도프 대표는 “K팝 스타가 무대에서 의상을 착용하면 팬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킨다”며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브랜드와 제품이 노출된다”고 말했다. 킨도프는 일반 소비자용 출시까지 고려해 무대의상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바이럴 시켜 실제 제품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과거 K팝 무대의상 제작업체는 1~2인 규모의 영세 샘플실이 대부분이었다. 무대의상 제작에만 4주가 걸렸고, 대량 생산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엔터기업들은 의상 크레딧을 공개하지 않았고, 팬들은 스타가 어떤 브랜드를 입었는지 알기 어려웠다. 스타가 입은 옷을 따라 사고 싶은 K팝 팬은 많았지만, 관련 패션 시장이 제대로 산업화하지 못했던 이유다.
최근엔 무대의상 제작 시스템부터 달라지고 있다. 과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던 K팝 시스템이 산업화하자 디자인 채택부터 샘플링, 원단 선택, 리오더 타이밍 등을 표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무대의상은 외주에만 맡기고 손 놓고 있었던 엔터사도 적극적으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 K팝과 함께 성장하는 K패션
무대의상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얻는 패션 브랜드도 늘고 있다. 해외에선 보통 K팝 스타가 착용한 의상을 시작으로 K패션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K팝 붐 영향으로 인스타그램의 #Kfashion 해시태그는 2020년 120만 건에서 2024년 2400만건으로 20배 늘었다.지난 3월 BTS가 3년 9개월 만에 컴백한 무대에서 입은 국내 브랜드 ‘송지오’가 해외 팬덤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르쥬’는 제니의 금관 장식 의상, 자개로 만든 튜브톱 등 전통문화를 결합한 의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유명한 가수 이재의 그래미와 오스카 시상식 의상을 맡기도 했다. 또 다른 K브랜드 ‘카우기’는 태연의 뮤직비디오 속 헤드피스로 이름을 알렸다.
K팝 무대의상 시스템이 고도화하면서 관련 패션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터 업계 관계자는 “K팝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설계된 산업”이라며 “반응 데이터와 개선, 재생산으로 이어지는 K팝의 선순환 구조를 K패션에 적용하면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