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중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눈에 띄게 조용했다. SNS 활동을 자제한 것은 물론 회담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거의 답하지 않았다. 대만 등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좋다. 좋은 곳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중국은 아름답다” 같은 맥락 없는 답변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14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두 정상 간 대화를 살펴보면 이 같은 침묵은 전략적으로 의도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문제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심 두는 문제에 대해 최대한 듣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이란 전쟁과 무역 협상 등에서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백악관은 브리핑 등에서 무역과 관련된 성과에 힘을 실었다. 서면 브리핑에서 “무역, 농업, 의료, 관광, 법 집행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한 것이다. 중국은 봉쇄에 막힌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 수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도부는 회담에 동행한 미국 기업인들에게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웠다.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에 모인 10여 명의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미국 기업은 중국의 개혁개방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이는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과정”이라며 “중국의 문은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CCTV가 전했다.

리창 중국 총리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에게 “중·미 간 경제무역 협력은 상호 이익을 촉진할 것”이라며 “외국 기업의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대만과 이란 관련 현안이 원활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교환된 상황이 됐다. 회담 직후 리즈후이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야말로 대만해협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불안 요소”라며 시 주석 발언에 불만을 나타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김동현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