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분할' 최태원-노소영, 첫번째 조정서 합의 '불발' [CEO와 법정]
'세기의 재산분할' 첫번째 조정서 합의 '불발'
역시 입장 차는 컸다
역시 입장 차는 컸다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분쟁에서 양측이 합의하는데 실패했다.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3일 오전 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조정기일을 열었다. 이날 조정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에 양측이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만약 조정이 성립한다면, 이는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법조계에선 양측의 입장 차가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그러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공개하며, 두 사람은 파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를 2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부부 공동재산 4조원 중 35%에 해당하는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에게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SK그룹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의 자금 지원을 한 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가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은 이 자금이 SK그룹 발전의 밑거름이 된 만큼, SK 성장에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인정된다고 주장했고,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이 판단은 뒤집혔다. 노 전 대통령이 건넨 300억원은 불법자금인 만큼, 이 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 측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환송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에 대해선 확정했다.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지,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얼마나 인정할지 등이 파기환송심의 주된 쟁점이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재산분할 대상 재산 가액은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한다. 이 기준일을 이번 파기환송심으로 볼지, 2심 변론 종결일(2024년 4월)로 볼지에 따라 분할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어서다.
노 관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기 전 “SK주식이 세 배 넘게 올랐는데 상승분도 (재산 분할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만약 양측이 조정을 통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재산분할 정도 등은 재판부가 직접 판결할 전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