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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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직원들이 상사에게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보여주기 위해 불필요한 업무에도 사내 AI 도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에서 인사평가를 의식한 AI 사용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메시클로(MeshClaw)’라는 사내용 AI 도구를 배포했다. 이 도구는 직원들이 사내 소프트웨어와 연동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각종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부 직원은 FT에 동료들이 AI ‘토큰’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 이상의 작업까지 자동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데이터 단위를 뜻한다.

이는 아마존 내부에서 AI 활용 압박이 커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올해 초부터 직원별 AI 토큰 사용량 집계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AI 토큰 사용 통계가 인사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관리자들이 해당 수치를 성과 판단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진 상태다.

특히 아마존은 개발자의 80% 이상이 매주 AI 도구를 사용하도록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AI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하다”며 “일부 직원들은 단순히 토큰 사용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시클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이 도구는 수천 명의 아마존 직원들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직원이 AI 도구를 실험하고 도입하도록 지원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어 “회사는 고객을 위해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개발·배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부 문서에 따르면 30명 이상의 아마존 직원이 해당 도구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 작성된 한 메모에는 “이 봇은 밤새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사용자가 회의 중일 때 배포 작업을 모니터링하며 잠에서 깨기 전에 이메일을 분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I 도구에 사용자 권한을 부여해 대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오류나 의도치 않은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직원은 “기본적인 보안 구조 자체가 불안하다”며 “AI가 알아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도록 맡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