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투자 축제인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가 오는 15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립니다. 삼성전자, 하나오션 등 국내 대표 기업의 주요 임원들이 연사로 나섭니다. 주요 강연 내용은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우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이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김태우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이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부터는 로직 공정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에 본격적인 기회가 올 겁니다.”

김태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사장은 지난 12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6’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AI 시대 산업 변화와 중장기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은 “HBM4부터는 베이스다이를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해야 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 압도적인 이점을 누릴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초격차 역량을 강조했다. 베이스 다이는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올해 초 세계 최초로 HBM4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며 주도권 탈환에 성공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지닌 HBM 역량과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미래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삼성전자, HBM4 앞세워 시장 선도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6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최혁 기자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6에서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최혁 기자
김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수요 폭발에 주목했다. 그는 “공급 확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존 설비까지 HBM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며 “5년 내 HBM이 전체 메모리 생산능력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HBM4 양산에 성공한 이후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AI 서비스 확산이 HBM에 이어 낸드의 발전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한때 낸드플래시가 AI 시대에 낄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고민이 깊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 방침을 밝혔다. 김 부사장은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이 사실상 깨진 상황에서 팹을 짓기 위한 비용도 8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2028년까지 팹 증설을 완료해 고객사가 원하는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메모리 향방 가를 '온디바이스 AI'

김 부사장은 ‘온디바이스(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구현) AI’가 차세대 메모리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를 기점으로 폭증한 메모리 수요가 온디바이스 대중화로 전방위적으로 뻗어나간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향후 온디바이스 유무에 따라 안경,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PC) 등의 제품 간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를 내장한 기기로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가 주목한 건 모바일 기기 시장이다.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이 개인 맞춤형 비서로 거듭나 10억 대에 달하는 기존 시장이 단번에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대중화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메모리 성능’을 꼽았다. 지금보다 성능을 고도화하면서도 저전력을 유지하는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는 게 주요 과제라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모든 메모리 제조사가 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를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에 지금보다 생산능력이 느는 데 1~2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때까지 안정적으로 시장이 성장하면 온디바이스 AI로 시장 흐름이 자연스레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새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