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문화 시들어간다
가정의달 특수는 옛말
어버이날·스승의날 수요 급감
고유가에 꽃값·포장비 다 뛰어
다양한 선물…소비 트렌드 변화
어버이날·스승의날 수요 급감
고유가에 꽃값·포장비 다 뛰어
다양한 선물…소비 트렌드 변화
◇ 화훼업계 “올해가 최악”
서울 여의도에서 42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홍경자 씨(68)는 “꽃 판매량과 배달 주문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지하철 당산역 인근에서 20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이화순 씨(57)는 “그동안은 5월이면 부모와 교사 선물용으로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사가는 초등생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꽃을 사더라도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양천구 한 초교 근처 꽃집 사장은 “저렴한 구성의 카네이션이 주로 팔린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스승의날 행사 자체가 사라지거나 행사가 있어도 부정청탁금지법 여파로 꽃 선물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경기지역 한 초교 이모 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카네이션 외에는 조화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기념일이 아니어도 일상적으로 꽃을 주고받는 이른바 ‘오다주’(오다가 주웠다) 문화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선물 트렌드가 바뀌며 꽃 소비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성비 소비에 집중하는데 꽃은 가성비 아이템과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
◇ 치솟는 포장 재료값
화훼농가 출하 가격이 오른 데 이어 꽃집에서 사용하는 각종 부자재 가격까지 뛰면서 소비자 가격은 치솟고 있다. 고무캡, 유산지, 방수포장지, 쇼핑백 등 부자재 가격이 20~30%씩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천구 한 꽃집에서 카네이션 꽃다발을 구경하다가 돌아선 구모씨(46)는 “꽃다발 하나를 4만~5만원 주고 사기에는 좀 아깝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기념 문화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증가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직접 꽃 선물을 전달하기보다 카카오톡으로 용돈이나 모바일 꽃 카드를 보내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며 “기념일에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물 옵션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이를 빠르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소이/진영기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