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전셋값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4월 넷째 주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5%에 육박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송파구 전셋값을 억눌렀던 새 아파트 입주 효과가 마무리된 가운데 재건축이 임박한 단지에서 이주 수요가 임대료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떨어지던 전셋값 급반등…송파에 무슨 일이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0.49% 올랐다. 4월 넷째 주(0.51%·27일 기준)에 이어 2주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 들어 서울에서 전셋값 주간 상승률이 0.5%를 넘어선 기록이 있는 자치구는 송파구가 유일하다.

올 2월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달랐다. 송파구 전셋값은 1월 4주차부터 3월 첫째 주까지 6주 연속 하락했다. 전반적인 서울 전세 품귀 속에 유독 송파구 전셋값만 뒷걸음질 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송파구 전셋값 상승률은 0.16%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입주 효과가 사그라든 점이 하락하던 임대료가 급반등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678가구 규모의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작년 말 집들이를 시작했고, 바로 옆 ‘잠실 르엘’(1865가구)도 올해 1월 20일 입주에 나섰다.

문제는 당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문 가운데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송파구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이주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보통 6~9개월 동안 이주가 뒤따른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936가구)은 작년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가 진행 중이고, 가락미륭(435가구)과 잠실우성4차(555가구), 삼환가락(648가구)이 차례로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송파구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재건축 단지의 소규모 이주 수요만으로도 임대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고가 전세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래미안’ 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보증금 10억원에 세입자를 들여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가락동 ‘가락쌍용1차’ 전용 84㎡도 지난달 30일 역대 최고가인 9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