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한경DB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한경DB
쿠팡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986년 동일인 제도 도입 이후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건 쿠팡이 처음이다.

11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9일엔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지난달 29일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한 데 따른 대응이다.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의 동일인으로 자연인인 김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지정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규정한 예외 규정을 충족했다고 판단해서다. 핵심 요건은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 편취 우려가 없을 때’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해 현장 점검을 시행한 결과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Inc 부사장이 국내 쿠팡 법인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판단해 동일인을 김 의장으로 변경했다.

쿠팡은 공정위가 동일인 변경 지정을 발표한 즉시 행정소송을 예고한 바 있다. 쿠팡 측은 “김 의장 동생은 쿠팡 국내 법인 임원이 아니며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지 않다”며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다.

동일인 지정에 따라 김 의장은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척과 3촌 이내 인척의 국내외 계열사 주식 소유 현황을 매년 공정위에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엄격한 사익 편취 규제도 받는다. 쿠팡이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면 동일인 지정 효력은 일단 멈춘다.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런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