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학대 혐의 특수교사 무죄"…교원단체 탄원
교원 3단체는 11일 이같이 밝히며 "교육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영역으로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 인정과 유죄 판결은 교실 내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교육 활동의 본질과 교육 현장의 공익적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무죄 탄원서에는 전국 유, 초, 중등, 특수교육 교원 2만4000여명이 연·서명했다.
주호민 부부는 자녀가 다니는 특수 학급 교사 A씨가 2022년 9월 13일 학교 맞춤반 교실에서 아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고소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아이에게 몰래 건넨 녹음기로 녹취한 음성을 제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주호민의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5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의 쟁점이었던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 아동 모친이 자녀 옷에 녹음 기능을 켜둔 녹음기를 넣어 수업 시간 중 교실에서 이뤄진 피고인과 아동의 대화를 녹음한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런 녹음 파일과 녹취록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하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아동학대처벌법,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장애인 등에 대한 학대가 의심될 경우, 제3자가 대화를 녹음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교육계와 법조계 안팎으로 논란이 됐다.
교육계에서는 꾸준히 수업 중 몰래 한 녹음은 아동학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교원단체들은 법이 통과될 경우 교사의 대화가 매시간 녹음돼 수업·상담·지도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적 조치들을 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해왔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 현장에서 겪은 수많은 무고성 신고에 대한 트라우마도 깔려 있다. 이미 지난해에만 4234건의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교권 저하가 심각한데, 교사에 대한 녹취가 허용된다면 녹취록을 기반으로 더 쉽게 학대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 아동 학대는 은폐되기 쉬운 범죄로, 목격자나 주변인의 침묵은 피해의 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3자 녹음은) 아동의 인권 보호와 학대 방지를 위한 공익적 행위"라고 개정안을 지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