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메리츠에 '긴급수혈' 호소…전단채 투자자들은 "반대"
전단채 투자자 "DIP 대출에 변제 순위 밀린다" 반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이 들어오기까지 버틸 자금이 부족하다며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브릿지론과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요청하자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 및 유통되는 금융상품) 투자자들은 "후순위 피해만 키운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당초 다음달 4일까지였던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7월3일까지 2개월 추가 연장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 원칙이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연장 사유로 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양수도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고, 이달 중 계약 체결과 계약금 납부를 마친 뒤 6월 중 잔금 납부와 계약 종결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매각 대금이 들어올 때까지 버틸 현금이 없다는 것이다. 14개월 넘게 이어진 회생절차로 상품 공급 차질과 매출 감소가 누적된 점도 부담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홈플러스는 "현 시점에서 대규모 유동성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체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며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회수가 예정된 상황에서 브릿지론 및 DIP 금융은 회생절차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금융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단채 투자자들은 DIP 대출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후순위 피해자 보호 없는 DIP 대출은 회생자금이 아니라 피해자 변제 재원을 잠식하는 선순위 채권 확대"라고 주장했다.
쟁점은 '변제 순위'다. DIP 금융은 회생기업의 영업 지속을 위한 자금이지만 통상 공익채권 성격을 갖는다. 공익채권은 기존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된다. 추가 DIP가 늘어날수록 기존 유동화 전단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비대위는 메리츠가 아니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와 MBK는 메리츠에 손을 벌리기 전에 최대주주의 추가 자금출연, 사재출연, 증자 등 실질적 자본 투입 방안을 먼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