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구장으로 출근합니다"…2030 여성들 '짜릿한 일탈' [덕질경제학]
'복합 소비 플랫폼'된 야구장
코로나19 이후 프로야구 언급량 '2배' 증가
인스타그램 등 SNS로 콘텐츠 재생산·확대
2030 여성팬 유입되며 '복합소비 공간' 변모
코로나19 이후 프로야구 언급량 '2배' 증가
인스타그램 등 SNS로 콘텐츠 재생산·확대
2030 여성팬 유입되며 '복합소비 공간' 변모
스스로를 SSG랜더스의 '광팬'이라고 소개한 직장인 김모씨(여성·33)는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문학구장을 찾는다. 구단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문학구장을 구석구석 꿰뚫고 있다 보니 비슷한 행사라면 다른 곳에서 열리는 행사보다 마음이 더 간다"고 김씨는 말했다.
야구장이 경기 관람을 넘어 응원·굿즈·먹거리·인증이 결합한 '복합 소비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매년 야구장을 찾는 1000만 관중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 수요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어서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요가·반려견 산책 예절·러닝 클래스 등 여러 프로그램이 열리면서 야구장이 거대한 체험공간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2년 사이 언급량 2배 '급증'…야구 직관 SNS로 콘텐츠 재확산
프로야구 버즈량이 급증하는 건 관객의 현장 경험이 SNS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관람객이 응원과 먹거리, 굿즈 구매 경험을 SNS에 공유하면서 야구 직관이 인기 콘텐츠가 되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직관' 해시태그 게시물은 54만7000개를 넘었다. 두산베어스 팬인 박모씨(30·여성)는 "야구장에 가서 그저 야구 경기만 지켜보는 건 제대로 못 즐기는 것"이라며 "응원가도 함께 부르고, 치맥도 마시고, 굿즈도 구매할 때 만족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박씨는 경기장에 갈 때마다 사진과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야구 직관이 SNS 콘텐츠가 되면서 채널별 활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뉴엔AI 보고서에 따르면 블로그에는 푸드·교통편 등을 담은 장문 후기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는 현장 분위기 전달과 인증형 콘텐츠를, 네이버 지식인에는 복장과 유니폼 구매·먹거리 등에 관한 문의 중심으로 각각 전형적인 스타일이 구축됐다. 야구장 방문이 관람 자체보다 준비·기록·공유까지 포함한 일상 콘텐츠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야구 굿즈 시장 2030 여성 압도적…복합 소비 경험 확대
번개장터 관계자는 "남성팬은 경기 자체에 집중하지만 여성팬은 야구장에서 오랜 시간 즐기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둔다"며 "상당수 여성팬은 야구장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응원하는 팀이 아닌데도 직관하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60대 택시기사 이모씨는 "잠실구장에서 손님을 태우면 60% 이상은 젊은 여성"이라며 "최근 몇 년 들어 이렇게 젊은 여성손님이 많은 건 처음 봤다"고 했다.
프로야구 직관 열기에 '전국 야구장 투어'를 하려는 팬도 늘었다. 직장인 A씨는 "올해 전국 구장을 완주하는 게 목표"라며 "구장마다 문화나 분위기가 달라 모두 경험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번개장터는 원정 응원 팬을 위해 50만원 숙박 쿠폰을 추첨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여는 등 프로야구 직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직관 수요는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KBO 시범경기 누적 관중은 44만247명으로 지난해 기록한 32만1763명을 넘어섰고, 정규시즌 관중 수도 역대 가장 빠른 14일 만에 100만 명 관중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KBO 관중이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효과도 확실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연간 소비지출 효과는 약 1조1121억원에 달한다. 프로야구를 통해 유발된 고용 인원도 9500명을 웃돌았다.
팬덤의 '설렘'은 단순 '덕질' 소비를 넘어서 실질적인 경제 지표를 움직이는 '덕질 경제'로 자리잡았습니다. K-컬처를 매개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총망라해 대중의 열광이 어떻게 '설레는 소비'로 치환되는지 그 이면의 수익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날카롭게 포착하고자 합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