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쟁 땐 안 이랬는데"…크게 무너진 원화 가치, 왜? [심성미의 매크로 백브리핑]
17일 한국은행의 ‘중동 사태의 환율 영향 차별화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22영업일 이후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6.3% 하락했다. 중국 일본 영국 베트남 등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원화 가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당시 전쟁 발발 22영업일 이후 원화 가치 하락폭은 약 2.1%였다.
반면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은 중동산 원유를 주로 수입해 쓰던 아시아 국가를 덮쳤다. 한국 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 환율은 크게 상승한 반면 캐나다나 브라질 등 에너지 수출국 환율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게 한은 측 설명이다. 한은은 "원화는 일본, 태국 등에 이어 유가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통화"라고 말했다.
급증한 거주자의 해외 투자, 고령화로 인한 저축률 상승도 고환율을 고착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은의 ‘우리나라 대외 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꾸준히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해왔는데도 원·달러 실질 환율은 상승했다. 김지현 한은 과장은 “달러자산 수요와 저축률이 크게 늘어나는 국면에선 경상 수지 흑자 기조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기조를 뚜렷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