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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민들, 돈 빌릴데 없어 車 담보로 잡고 5조 대출
급전창구 된 '車담대'
2년 새 150% 급증
신용도 낮아도 대출받기 쉬워
서민 '자금조달 우회로'로 부상
車마저도 없는 금융 취약층은
대부업·불법 사금융에 내몰려
2년 새 150% 급증
신용도 낮아도 대출받기 쉬워
서민 '자금조달 우회로'로 부상
車마저도 없는 금융 취약층은
대부업·불법 사금융에 내몰려
서민금융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차담보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로 금융회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수요가 차담보대출로 쏠려서다. 금융당국이 이달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한층 강화해 중·저신용자 대출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담보 잡힌 차량만 40만 대 이상
차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은 평균 80% 안팎이다. 이를 고려하면 6조4000억원 규모 차량이 담보로 잡혀 있는 셈이다. 중고차 한 대 가격을 1500만원으로 가정하면 담보 차량은 약 43만 대에 이른다. 차담보대출은 소득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신용점수가 낮아도 비교적 대출이 쉬워 자금 사정이 어려운 이들이 찾는 마지막 급전 창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대출 수요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면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신용대출 한도마저 연 소득 이내로 묶이자 상대적으로 대출 승인율이 높은 차담보대출이 우회 통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저신용자 신용대출은 빠르게 줄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20%인 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은 30조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 감소율(9.1%)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금융사들이 총량 관리에 들어가면 저신용자 대출 비중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며 “2금융권에서 밀려난 수요가 차담보대출로 이동하면서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라고 했다.
◇한계상황에 몰린 취약계층
자동차가 있으면 차담보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담보가 없는 취약 차주는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지난해 4분기 신규 대출 금액은 7955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신규 이용자도 8만7227명으로 크게 늘었다. 등록 대부업체 문턱조차 넘지 못한 취약 차주들은 생계자금을 구하기 위해 불법 사금융으로 향할 수 있다.중·저신용자의 ‘대출 절벽’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1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올해 전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1.5%로 지난해 1.7%보다 낮췄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 대출 공급은 지난해보다 9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금융권에서는 대출 중단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생계자금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제도권 밖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1만7538건으로 13년 만에 최대였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취약계층이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신호”라며 “생계형 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을 구분해 관리하는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