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대통령’으로 통하는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이 2028년부터 187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뀐다. 1110명의 지역 조합장이 회장을 뽑던 기존 간접선거 방식이 금품 선거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더불어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당정협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농협개혁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은 2028년 3월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부터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회장 임기를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농협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2031년부터는 전국 조합장 선거와 동시에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원을 대표해 인사와 사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금까지는 조합장만 투표권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이들을 겨냥한 매표 행위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합원이 아니라 조합장만을 위한 공약이 남발된다는 비판도 많았다.

강호동 회장은 선거 당시 조합장 농정활동비 월 100만원 지급, 조합장 연임 제한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직선제 취지를 벗어난 ‘조합장 중심 선거’라는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가 바뀌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대통령이 임명하던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은 민주화 직후인 1988년 조합장 직선제로 전환됐다. 이후 금권선거 등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대의원 300여 명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2009년 바뀌었다. 2021년에는 다시 조합장 직선제로 돌아왔다.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조합원 직선제는 선거 비용 문제 등으로 도입되지 않았고, 조합원 의사를 조합장의 투표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조합원 직선제를 단독으로 시행하면 약 170억~19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원 직선제 도입에 앞서 조합원 자격 정비도 병행한다. 비농업인이나 주소·거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자격 조합원을 정리하고, 전 조합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해 관련 절차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농업계 일각에서는 187만 명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출된 중앙회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농협 감사위원회 설치 등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해 대응할 계획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농지 투기 근절을 위한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안도 확정했다. 다음달부터 첫 전수조사에 들어가는 데 이어 8월부터는 투기 의심 농지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한다. 농지 전수조사는 1948년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전국 농지실태조사 이후 78년 만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