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만나 중동 전쟁 여파 속에서 에너지와 자원 안보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번 위기가 양국 경제와 국민의 삶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및 자원안보 관련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동전쟁 여파로 양국의 에너지 공급망은 물론 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밝혔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LNG(액화천연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에 있어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에 대해 무척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양국은 수교 이후 50여년간 서로 이끌고 밀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였다”며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첫 해외 투자처였고, 오늘날에는 K 방산에 있어 소중한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인도네시아 수출 성사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첫 전기차 생산을 한국 기업이 함께 했다”며 “그동안의 협력에 기초해 저와 프라보워 대통령은 양국 국민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미래 프로젝트를 더 많이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등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레바논에서의 폭발 사고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국적의 유엔평화유지군 대원이 희생된 것에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렇기에 양국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는 “양국은 매우 가까운 나라다. 물론 가족 내에서도 여러 오해가 생길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두 나라가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이 이해관계만 있다는 말이 있다. 양국은 태평양국가·무역 의존 국가라는 점에서 서로에게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은 뛰어난 산업 능력과 과학기술을 갖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큰 시장이 있다”며 “중견국으로서 평화와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나 이를 위해 튼튼한 안보와 국방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우리 관계를 더 키워나가야 한다”며 “친구로서 소통하고 협력하고, 솔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양한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16건을 체결했습니다. 이 가운데 양국 정상인 이재명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임석한 서명식은 총 10건입니다.

양국은 먼저 외교장관 간 ‘전략 대화 협의체’를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습니다. 양국 관계가 격상된 데 맞춰 협력 분야를 보다 체계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디지털 분야 협력도 강화됩니다. 양국은 인공지능(AI) 정책 등 디지털 정책을 서로 공유하고, 차세대 통신 인프라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습니다. 청와대는 “한-인도네시아 ICT 협력 공동위원회 출범을 통해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ICT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중동 사태로 중요성이 커진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뤄졌습니다. 양국은 재생에너지, 원전, 탄소포집·저장, 배터리 공급망, 자원순환 등 전반을 아우르는 ‘청정에너지 교류 협력 강화’ MOU를 체결했습니다.

금융 협력도 확대됩니다. 핵심광물과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등 주요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과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 간 MOU도 체결됐습니다. 이 밖에도 핵심광물과 해양플랜트, 지식재산 보호, 환경 협력, 산불 관리, 데이터·통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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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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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철 기자 play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