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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가는 거 포기할래요"…휘발유 1900원 돌파에 외출 공포
이란 사태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서민들의 일상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름값 부담에 장보기는 물론이고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임에도 꽃구경을 포기하는 이가 늘고 있다.
◇ "출퇴근이 공포"… 주유소 앞은 '탄식'뿐
직장인 김모(42) 씨는 출근길 주유소에 들렀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1700원대이던 휘발유 가격이 L당 1900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김 씨는 "왕복 40km 출퇴근길이 이제는 공포로 다가온다"며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탈 생각이지만, 비 오는 날이나 짐이 있을 때를 떠올리면 벌써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1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4.8원 오른 L당 1909.7원으로 집계됐다. 경유도 15.4원 상승한 1901.6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돌파했다. 서울 도심 일부 주유소는 이미 L당 2100원을 넘어선 곳도 허다하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1900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발생한 이례적 급등이다.
◇ "여행 대신 도시락"… 멈춰버린 소비 발걸음
주부 B 씨는 지역 맘카페에 "동네 마트가 차로 10분 거리인데 기름값이 무서워 망설여진다"며 생활비 절감을 위해 외출 자제를 선언했다. 봄나들이 풍경도 변했다. 30대 가장 C 씨는 부동산 커뮤니티에 "이번 주말 강원도 여행을 위약금 물고 취소했다"며 "통행료와 기름값을 합치니 식비보다 비싸더라. 가족들과 집 앞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고 전했다.
◇ "배럴당 179달러 경고"… 정부, 피해지원금 긴급 편성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더불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 중이다. 특히 고물가·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소득 하위 7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등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워낙 강력하다"며 "상반기 내내 고유가 국면이 지속될 경우 실질적인 내수 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